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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이매망량(魑魅魍魎)이란?

by 예경 2017. 6. 17.

 

 

 

이매망량(魑魅魍魎)이란?

 

 

보통 이매망량이라고 하면, 산과 바다의 요괴 또는 산도깨비와 물도깨비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내용을 국내에서 알기란 쉽지 않은데,

이는 조선시대의 유교사회로 인해 영적인 것들에 대한 내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많아 별로 언급이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양한 고서를 중심으로 이매망량을 소개해 보고 간결하게 정의를 내려보겠습니다.

 

 

543년 남조시대 황문시랑(黄門侍郎) 겸 태학박사(太學博士)인 고야왕(顾野王, 519~581)이 지은 한자사전인 옥편(玉篇)에서는 이매(魑魅)를 산신(山神), 망량(魍魎)을 수신(水神)이라고 하였습니다.

 

좌전(左傳) 문공18년(文公十八年)의 주석에는, ‘이(魑)’는 호랑이 같은 짐승형태의 산신을, ‘매(魅)’는 뛰어난 형세의 산림에 살며 사람의 얼굴을 하고 네 발 짐승의 몸을 하여 사람을 현혹하거나 해치는 산정(山精)을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한서의 왕망전에는, ‘이’는 산신을 의미하고 ‘매’는 오래된 물건의 정괴(老物精)를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사기(史记)의 오제본기(五帝本纪)에는, ‘이매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네발 짐승의 몸을 하여 사람을 홀린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자가어(孔子家语)의 변물(辨物)에 이르길, 망량(魍魎)은 나무와 돌 등의 정(精)이 변한 것이라고 하였으며....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에는 공자께서 ‘산의 정괴(精怪)를 망량이라 하고, 물의 정괴(精怪)를 망상(魍象)이라 하며, 땅의 정괴(精怪)를 분양(羵羊)이라고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한나라 때의 채옹(蔡邕)이 지은 독단(独断)과 진나라 때의 수신기(搜神記)에는 망량이 온역귀라고 하며 망량귀(魍魎鬼)라고도 불렀습니다.

 

통전(通典)의 악전(樂典)에는 치우씨의 권속으로 리매가, 로사(路史)의 후기사(后紀四)에는 치우의 권속으로 망량이 등장합니다.

 

 

뭔가 뒤죽박죽이라 누구의 말이 맞는건지 헷갈리죠?
이제 제가 이매망량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이(魑) : 산신(山神)과 용신(龍神)
매(魅) : 사람을 유혹하는 정령(精靈)
망량(魍魎) : 산의 정령
망상(魍象) : 물의 정령

 

일반적인 해석과는 좀 다른 이유는 이매망량에는 중의적인 표현이 숨어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는 산신을 의미하는 이(魑)와 용신을 의미하는 이(螭)가 함께 쓰이며, 산의 기(夔), 물의 용(龍)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신이 아니라 신의 사자라던가 그에 필적하는 영적인 존재를 의미합니다.

 

'매'는 사람을 유혹하는 정령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사람의 손을 탄 오래된 물건이 정령을 변한 것을 함께 의미합니다.

'망량'의 량(魎)은 양쪽을 의미하는 량(兩)을 의미하기도 하기에, 산의 정령인 망량과 물의 정령인 망상을 의미합니다.

 

'이'와 '망량'은 산과 물로 구분이 되지만, '매'는 산과 물을 모두 포함하여 사람을 유혹하는 정령의 총칭입니다.

또 '매'는 사람의 손을 타서 사람의 기운(人氣)을 품고 있는 오래된 물건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사람의 기운을 지니고 있어 다른 정령보다 사람의 모습을 잘 표현하여 좀 더 쉽게 유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야왕의 옥편에서는 위의 의미를 뭉뜽그려 이매를 산신으로 망량을 수신으로 나누었지만,

정확히는 신(神)이 아니라 정괴(精怪)라고 하고, 망량이 아니라 망상이라고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이매망량이 더 널리 퍼져있어서 이매망상이라고 하기 어려우니 그렇게 표현한듯 싶습니다.

 

보통 한국에서의 이매망량은 옥편을 중심으로 하여 이매를 산도깨비, 망량을 물도깨비라고 표현합니다.

 

마지막으로 독단과 수신기에 등장하는 망량을 설명해야겠죠?

이 두 서적에서의 망량은 이매망량과는 별개로 온역귀에 해당하는 망량귀(魍魎鬼)를 의미합니다.

 

이렇게 정리하니 별거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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