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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어떤 이들은 일본불교의 진언이 효험이 없다고 단정지어 말합니다.

by 예경 2023. 9. 30.

어떤 이들은 일본불교의 진언이 효험이 없다고 단정지어 말합니다.


일본어로 표기된 진언이 산스크리트어 발음과 많이 틀리다고 하여 효험이 없다라고 주장을 하십니다.

실제로 효험이 없을까요?
아니오. 효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산스크리트어 발음에는 수많은 사투리가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인터넷 등에서 검색해서 알 수 있는 발음 외에도 무수히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실례로, 제가 수행을 하며 만난 외국인들 중에는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했다는 인도인이 2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문자를 보고 그들은 거의 비슷하게 발음했지만 일부 글자에서는 아주 약간 다른 발음을 했습니다.
누구의 것이 맞을까요? 둘 다 맞습니다...
 
또 금강살타는 산스크리트어로 '바즈라사트바'인데,
티벳에서는 이 발음을 제대로 못해서 '벤자사또'라고 부릅니다.
티벳발음은 잘못되어 효험이 없을까요?

아뇨. 있습니다!
 
한국에서 신묘장구대다라니나 능엄주는 산스크리트어와 발음이 다른 곳이 꽤 많습니다.
한국버전의 발음은 효과가 없을까요?

아뇨. 있습니다!
 
진언들은 지역에 따라 언어에 따라, 사투리에 따라 발음이 다를 수 있는데...
불보살님들은 모두 알아들으실 수 있고 각 진언의 발음은 효험이 있습니다.

 
수십년 전, 중국대륙의 불교신자 분이 한 선사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불보살님들의 진언의 발음이 중국 표준어 발음과 광듕어 발음 또는 기타 소수민족들의 발음이 모두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발음으로 진언을 암송해야 하나요?"

이에 대한 답변은, '지역 사투리 발음 모두 문제없다'였습니다.

저희 사람도 세계화 시대로 수많은 언어와 사투리를 접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데...
하물며 지구촌을 넘어선 육도육계를 기준으로 중생구제를 행하시는 불보살 분들이 그것을 모른다면 말이 될까요?
 
현대에는 언어유희적 표현 또는 신조어들이 많이 있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정말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축약되거나 꼬아둔 표현이 아닌 이상 왠만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고요...

우리는 하나다.
울이는 하놔다.
우뤼는 한와다.
우디는 한나다.
으디는 환화다.
욹리는 핳하다.
의리는 한화다.

저희가 이것을 알아듣는다는 것은 곧 저희보다 더 뛰어난 지혜를 가지신 불보살님들도
그분들의 진언이 시대적, 지역적, 언어적으로 다를 수 있는 발음을 알아들으실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불보살님들의 명칭은 모두 산스크리트어의 뜻을 한자로 번역하였습니다.

크시티가르바는 지장보살로...
아발로키테슈바라는 관세음보살로...
바즈라파니는 금강수보살, 금강역사, 인왕 등으로...
만쥬쉬리는 문수보살로...

이렇게 산스크리트어 발음과 완전히 다른 발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분들의 주장대로 하면, 이 분들의 한자이름을 부르는 것은 산스크리트어가 아니므로 아무런 효험이 없고...
1000년을 이어온 한국불교는 안되는걸 된다고 거짓말을 한 역사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됩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이름조차 제대로 부르지 못한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특히 정토종에서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만 하면 된다라고 한 것은

이 분들 주장으로 하면 '명백한 사기'가 됩니다.


옛날 홍콩 무술 영화에서 유명한 성룡이 있습니다.
이 사람의 중국표준어 발음은 성룽, 광둥어는 싱룽,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청룽인데...
한국에서는 성룡이라고 하고, 헐리우드에서는 재키찬이라 불립니다.

이 사람이 근처에 있어 이름을 부른다면 뭐라고 해야할까요?
위에서 산스크리어만 효험이 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모두 성룽이 아니면 잘못 부른 것이라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하지만 성룡은 대중인식에 따라 한국 발음인 성룡 또는 영문이름인 재키 찬으로 불러도 괜찮다고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진언만이 효험이 있다면...
모든 불보살님들은 기가막히게도 성룡보다 마음이 좁은 분들이 되어 버립니다.
말로는 모든 중생들을 구제한다고 말씀하시며,

진언 발음이 좀 다르다고 구제 안해주겠다고 하는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또 너무나도 극명한 한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언어장애가 있는 자녀가 부모를 어떠한 표현으로든 부를 때,
부모가 자신의 이름이나 호칭을 잘못 불렀다고 못들은체 하는 부모님들 계시나요?
불보살님들은 이들의 부모님보다 덜 자비로우시다고 생각하는 분은 단 한 분도 안계실 것입니다.

불보살님들은 광대한 지혜와 자비심을 가진 분들이고...
저희를 부모, 배우자, 자녀, 형제, 자매, 친구 등으로 보는 분들입니다.
그 분들은 시대적, 지역적, 나라적, 언어적으로 발음이 차이가 있더라도 한 마음으로 자신을 부른다면...
한 마음으로 자신의 진언을 암송한다면...
절대 못들은체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현실에 적용하여 설명을 하니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지 쉽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저는 위와 같은 주장을 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낍니다.
그 이유는, 수년 전 처음 그 내용을 접했을 때에는 제 견해와 체험에서 단순하게 잘못된 부분이라고 생각만 하고 지나갔는데...
근래에 또 다시 접하면서 좀 더 많은 분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글을 쓰려는 마음이 들어 몇날몇일 동안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분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이 주제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방향으로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그렇습니다.

오늘도 평온한 하루되시길 기원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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