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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신마소설 봉신연의(封神演義)와 구곡황하진(九曲黃河陣)

by 예경 2024. 4. 14.

 

신마소설 봉신연의(封神演義)와 구곡황하진(九曲黃河陣)

 

 

구곡황하진은 소설에서 절교의 운소낭랑(雲霄娘娘), 경소낭랑(瓊霄娘娘), 벽소낭랑(碧霄娘娘)

즉 삼선고(三仙姑) = 삼소낭랑(三霄娘娘)이 펼쳐...

천교의 신선들을 곤란에 빠뜨린 무시무시한 진법(陣法)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삼선고가 천교 옥허궁의 12대선 대부분을  혼원금두(混元金斗)로 빨아들여

진 안에 들어가면 도력(道力)을 잃는 구곡황하진에 넣어 무력화시키는데,

오직 연등도인만이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현도의 교주 태상노군 노자와 천교의 교주 원시천존에 의해 파훼되어

12대선은 목숨을 부지하고, 삼선고는 죽어 봉신대에 봉신됩니다.

 

 

그런데, 현실에도 동일한 명칭의 구곡황하진이 있다면 믿으시겠나요? ^^;

구곡황하진은, 명나라 홍무 4년(서기 1371년) 황하유역의 산서성 이민자들이 북경시 밀운현(密云县) 동전각장촌(东田各庄村)으로 이주할 때, 고향인 산서성에 대한 그리움을 문화예술 행사로 표현한 것으로 600년간 이어져 내려오다가, 2008년 중국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되었습니다. 원소절(元宵节) 즉 정월대보름에 행하는 축제로 구곡황하진등회(九曲黃河陣燈會), 구곡황하등(九曲黃河燈), 덕연선회(德緣善會), 미혼진(迷魂阵)이라고도 불립니다.

 

이것은 곶황하(串黃河)라고 불리며, 고대 군사 훈련 조직에서 발전된 오락문화 활동중 하나입니다.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큰 마을에서만 조직할 수 있으며, 3년에 한 번씩 열리거나 3년에 한 번씩 쉽니다. 

 

구곡황하진은 황하의  9가지 곡(曲)과 18가지 만(彎)을 의미하며...

주역의 구궁팔괘의 방위에 따라 부귀영화(富貴榮華)가 끊이지 않는 의미를 가진 전통 문양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진(陣)의 내부는 팔괘와 중궁을 합한 중화(中華)를 상징하는 구주(九州)의 구궁(九宮)으로 되어 있고,

밤이 되면 365개의 등불을 켜 밤을 밝히고, 수많은 폭죽을 터트립니다.

 

대표적인게 위의 구곡황하진이지 황하진은 1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래와 같이 사옹성황하진(四翁城黃河陣), 육성황하진(六城黃河陣)도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입구에 들어가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길 즉 연환진(連環陳)을 순조롭게 통과하여 출구로 나오는데,

이것은 행운과 액막이, 순조롭고 평화로운 한 해를 기원하는 의미입니다.

 

순조롭게 출구로 나온 것이 위의 의미인데, 이것을 거꾸로 표현하면...

천교의 12대선처럼 구곡황하진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면 불운(不運)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선의 가장 최악의 악운(惡運)은, 도력(道力)의 상실이니 딱 맞아 떨어지죠? ^^

 

신마소설 봉신방은, 명나라에 만들어졌다라고 알려져 있는데...

제작시기는 최소한 1371년에서 시간이 꽤 흘러 구궁황하진이 이 지역에 굳건하게 자리를 잡은 이후일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운소 경소 벽소 삼선고가 하나의 몸으로 태어난게 자고선(紫姑仙)이라고 하며...

아들을 낳게 하는 삼신할망=산신(産神)과 화장실의 측신(厠神)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이 두 신이 별도의 다른 신으로 말하는데,

일본에서는 중국과 유관하게 부인이 임신을 하면 측신이 산신(産神)으로 모습을 바꾼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여성들 사이에서는 가내평안을 위해 자고선에게 올리는 제식(祭式)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사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삼선고는 결혼, 가정평온, 보호, 출산 등 과거에 여성 안주인이 했던 모든 역할을 하는 분으로...

'측신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가정의 총 책임자'라고 보는게 더 맞습니다.

 

자녀를 둔 어머니들중 화장실이 더럽다고 청소하지 않는 분 계신가요?

바로 그러한 이치입니다...

 

혼원금두(混元金斗)의 두(斗)는 곡물을 1말(斗)로 재는 기구이고, 중국어로는 '모으다'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모아 담아서 옮기는 기능을 가진 것이 두(斗)인 것이죠...

혼원금두를 풀어보면, 천지우주(混元)를 담아 옮기는 기능(斗)을 가진 금(金)으로 만든 도구를 가리킵니다.

 

천교의 신선들이 맥을 못쓰는게 당연한거죠... ^^;

 

화장실에서 혼원금두의 역할은, 사람의 대소변을 모아 외부로 옮기는 것이 되는데...

옛날에는 지금과 같이 수세식이 아닌 푸세식이라 너무 잘맞지 않나요?

 

또 아이를 낳을 때에도, 아기가 어머니의 배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도 혼원금두의 기능과 매칭시킬 수 있고,

아이를 낳을 때 순산할 수 있도록 이끌고 아이를 꺼내는 산파(産婆) 역시 여기에 해당되며...

옛날에는 아이를 낳을 때 깨끗한 양동이(혼원금두)를 아기가 나오는 곳 밑에 두어,

아이가 나오면 양동이에 가장 먼저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삼선고, 자선고는 산파이자 측신이 되는 것입니다.

삼위감응수세선고정신(三位感應隨世仙姑正神)을 풀면 '세상에 따라서 감응하는 세 분의 어머니 신선'이 됩니다.

 

 

참 흥미롭죠?

 

달콤한 휴식과 같은 설날이 끝나고 이제 곧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고달픈 하루를 보낼 때 작게나마 이 글을 통해 기분전환이 되시길 기원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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