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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천지팔양경이 위경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by 예경 2017. 1. 31.

 

불설팔양신주경은 분명 인도에서 들어온 경전이 맞지만...

불설천지팔양신주경은, 사실 깊이 연구할 것도 없이 인도에서 들어온 경전이 아니라 전형적인 도불습합의 위경입니다.

 

하지만 불설팔양신주경과 불설천지팔양신주경 두 개의 경전을 읽어보지 않고

그냥 팔양경은 산스크리트어에서 번역된 것이다라는 것만 누군가에게 듣거나 책에 한두줄 적혀있는 내용으로

불설팔양신주경=불설천지팔양신주경이라고 자의적인 판단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조금만 관심있게 두 경전을 찾아보기만 해도 상당히 쉽게 두 경전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불설천지팔양신주경이 위경이 맞는 이유를 간단하게 체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1. 왼편으로 삐친 획은 바르다는 뜻이요, 오른편으로 삐진친 획은 참되다는 뜻이니 항상 바르고 참된 일만 행함으로 사람(人)이라고 하느니라.

 

 

산스크리트어로 사람이라는 글자가 왼편으로 삐진 획과 오른편으로 삐친 획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산스크리트어로는 मनुः라고 쓰고, 마누(Manu)라고 읽습니다. 절대 좌우로 찍찍 그은 획이 나올 수 없습니다.

또 산스크리트어, 팔리어가 꼬부랑글씨이지 절대 좌측우측에 획 하나씩 그어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거 하나면 인도에서 들어왔냐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냐 하는 논란이 끝납니다. ^^;

하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이 분명 계실듯 싶어 좀 더 이어보겠습니다.

 

 

2. 일유 월살 대장군 태세 황번 표미 오토지신

 

황번과 표미는 인도점성술과 관련이 있지만...

그 외의 일유신, 월살, 대장군, 태세, 오토지신은 인도에는 없는 전형적인 중국도교의 방위신들입니다.

참고로, 일유신과 월살, 대장군, 태세는 구성기학에서도 중요하게 보는 방위신이기도 합니다. ^^

 

 

3.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육갑금휘 십이제신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육갑을 산스크리트어를 찾아보시고 그 단어가 다른 산스크리트어 불교경전에

표현된 적이 있는지 확인해보십시요. 굳이 찾아볼 필요도 없겠죠?

사신과 육갑신장은 전형적인 중국도교의 신들입니다. ^^

 

 

4. 만평성수 개제집위 파살이란 글자가 있는고로, 어리석은 사람들은 글자대로만 믿으면 흉화를 면하는줄로 알고 또 사도를 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부연해서 이렇게 하면 옳고 저렇게 하면 그르다고 하면서 쓸데없이 사신에게 구하고 아귀에게 절하다가 오히려 재앙을 부르고 괴로움을 받는 것이니 그런 사람들은 천신에 배반되고 진리에 어긋나며 해와 달의 밝은 빛을 등지고 항상 어두운 곳으로 가는 것이며 바른 길인 넓은 길을 버리고 항상 나쁜 길을 찾는 것임으로 뒤바뀐 소견이 심한 까닭이니라.

 

만평성수 개제집위 파살은 대정신수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듯 '평만성수개폐건제정집파위'로 표기되는게 맞으며...

중국도교의 북두칠성 신앙과 관계된 건제12신장 택일법을 의미합니다. 육임과도 관련이 깊은 택일법이기도 하죠.

여기에 무슨 더 설명이 필요할까요?

 

 

5. 선남자야 결혼을 하려고 할 때에 수화(水火)가 상극(相剋)이 된다고 하거나 표와 태가 서로 눌리운다거나 나이가 맞지 않는다고 따지지 말고 다만 녹명서를 보면 복덕이 많고 적은 것을 알 수 있으니 그것으로 권속을 삼고 친영하는 날에 이 경을 세 번 읽고 성례를 하면

 

오행설에 해당하는 수화상극이라는 단어와 한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는 책인 녹명서에 대한 부분은...

인도불교의 마인드가 아닌 중국도교의 마인드에 해당합니다.

정확히는 중국도교의 마인드를 베이스로 중국불교의 마인드를 입힌 것입니다.

녹명서를 통해 상극표태가 아닌 배우자의 복덕이 많고 적음으로 판단하라는 얘기죠...

 

물론, 녹명서가 인도점성술책이라고 하거나 수화상극은 인도점성술의 수성과 화성으로 풀이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성궁도에 따라 궁합을 본다고 해야할텐데 나이에 따라 궁합이 맞고 안맞고를 따진다라고 되어 있으니 해당사항이 안됩니다.

 

참고로, 현대에는 팔양경의 녹명서가 사주명리책이라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왜냐하면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만약 이 경이 내려온 시대가 당나라 때일 경우에는

사주명리학이 아닌 당사주(당나라 때의 사주)로 봐야 옳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녹명서가 비밀스러운 어떤 책이라고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성종실록 223권, 성종 19년 12월 24일 계축
무인년(세조4년, 1458년)에 정시(廷試)에서 우등하여 통정 대부(通政大夫) 공조 참의(工曹參議)로 옮겼다.
하루는 세조가 조용히 서거정에게 이르기를, "《녹명서(祿命書)》도 유자(儒者)가 궁리(窮理)하는 일이니,
경이 가령(假令)을 지어서 올리라."하니, 이때에 《오행총괄(五行總括)》을 지었다.

 

 

라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 있습니다.
 
녹명서는 이미 조선의 왕인 세조도 알고 사대부들도 알고 있던 책의 부류였고,
세조의 명으로 서거정이 한국의 첫 명리서인 오행총괄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녹명서=사주명리책라는 공식이 성립 안할 수가 없겠죠?

 

 

만약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이 너무 간략해서 못믿겠다는 분들을 위해 자치통감 12권의 내용을 추가로 소개해봅니다.

 

 

자치통감 당기 12권 태종 정관 15년(641년)


황상은 근래에 나온 음양잡서들 가운데 잘못되고 거짓된 것들이 더욱 많았기 때문에 태상박사 여재(呂才)에게 명령하여 여러 술사들과 더불어 유통이 가능한 것을 간정(干定)하게 하니, 무릇 47권이었다. 기유일(19일)에 책이 완성되어 이를 올리자, 여재는 이를 위하여 서문을 썼는데, 경전과 역사서를 가지고서 바탕을 삼았다.


(중략)

 

 [녹명(祿命)]에서 서술하여 말하였다.

  “녹명이라는 책은 대부분 혹시 맞는 것을 말하니 사람들이 마침내 이를 믿는다. 그러나 장평(長平, 산서성 고평현)에서 병졸들을 파묻어 죽였는데, 아직도 다 같이 삼형(三刑, 인사신과 축술미 등)을 범하였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고, 남양(南陽)의 귀한 선비들이 어찌 반드시 육합(六合)에 해당하였단 말인가! 지금 역시 같은 해에 태어나서 같은 녹을 받는다고 하여도 귀하고 천한 것은 현격하게 다르며, 같은 명을 받고 같은 어머니를 가지고 있어도 오래 사는 것과 요절하는 것이 더욱 다르다. 상고하건대, 노(魯)의 장공(노나라의 16대 군주)은 법으로 보아서는 응당 가난하고 천하여야 하였으며, 또 절름발이에 약하고 키가 작고 못생겨야 하였지만 오직 장수할 수 있었으며, 진의 시황은 법으로는 관작이 없어야 하였고 설사 녹을 받을 수 있다 하여도 젊어서 노비였고 사람됨은 시작은 없고 끝나는 것만 있어야 하였으며, 한의 무제와 후위의 효문제는 모두 법으로는 관작이 없어야 하였으며, 송의 무제의 녹과 명은 나란히 공망(空亡)이어야 하였고 오직 장자만 있어야 하였으며, 비록 둘째 아들이 있다고 하여도 법으로는 당연히 일찍 요절하여야 하였다. 이것들은 모두 녹명이 영험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중략)

 


이건 더 자세하게 녹명서에 대한 언급이 있어 제가 더 부연설명할 필요도 없죠? ^^

 


 

일단 이 5가지만 보더라도 대략 감이 잡히실 것입니다.

제가 너무 어려운 얘기를 한 것도 아니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모두 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소개한 것입니다.

 

 

대충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불설천지팔양신주경은 인도에서 넘어온 경전이 아니라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입니다.

 

그런데 위경이라고 아무런 힘이 깃들지 않은 경전이라고 보시면 절대 안됩니다.

왜냐하면 불설팔양신주경의 힘이 깃들어진 위경이기 때문이죠.

 

 

제가 이런 글을 올린 이유는 올바른 정보로 바르게 판단하여 위경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불설팔양신주경을 베이스로 한 경전임을 철저히 알고 천지팔양경을 수행하실 때 위경논란으로 인해

마음이 혼란하여 천지팔양경의 수행을 멈추는 일 없이 가볍게 받아 넘기시고 용맹정진길 바라는 마음에 올린 것입니다.

 

위경임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탁월한 천지팔양경을 수행하시는 분들이 한분이라도 더 행복해지시기길 기원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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