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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인도의 감로수(甘露水) 신화

by 예경 2016. 12. 27.

 

 


 

 

 

예서원 간략해설 : 불교의 감로수(甘露水)는 인도 힌두교의 감로수 신화가 원형이 됩니다. 감로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올려봅니다. 여기서 악마는 아수라를 의미하는데, 신들의 싸움에서 승리한 힌두교 신들의 입장에서 보는 표현입니다. 이 신화를 요약하면, 불멸의 감로수를 두고 벌이는 인도 힌두교 신들 vs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의 신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시면 되며, 조금 다르게는 힌두문화와 페르시아문화의 문화융합과정의 표현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실제로 페르시아문화는 힌두문화에 흡수되고, 조로아스터교는 힌두교에 흡수되어 쇠퇴합니다. 참고로 조로아스터교는 배화교(拜火敎)라고도 부르며, 기원전부터 존재했던 고대 페르시아 제국(아케메네스 왕조)와 사산왕조의 국교였으며, 주신은 광명신(光明神) 아후라마즈다(Ahura Mazdah)로 후에 힌두교와 불교에서 아수라왕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아주 오랜 옛날에 주요 신들이 메루(Meru) 산에 모여 어떻게 하면 불사(不死)의 음료인 아므리뜨(甘露)를 얻을 수 있을까하고 서로 의논하였다.

옛날에도 신들(Devatas)이나 아수라(Asuras;gods and demons, 여기에서는 ‘악마’로 쓰고 있음)나 똑같이 죽음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악마보다 약했던 신들에게 죽음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신들은 할 수 없이 메루 산에 살고 있는 그들의 할아버지인 창조주 브라흐마(梵天)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 조차도 신들을 도울 적절한 방법을 알지 못했다.

브라흐마 신은 잠시동안 깊은 명상에 잠긴 끝에 마침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희들은 비슈누(나라야나) 신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라. 그는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신으로 항상 그를 믿는 자들을 도와준다.”

신들은 비슈누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했다. 비슈누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들과 아수라(Asura)의 무리 사이에서 넓은 바다를 휘젓기 하면, 감로(甘露)가 출현할 것이다. 신들이여, 넓은 바다를 휘저어라. 그러면 모든 약초와 모든 보석을 얻은 후 감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불사의 감로수(amrita)를 마시도록 하라. 그것을 마신 자는 누구든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원래 신과 악마는 둘 다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는 다른 이복형제들이었다. 그들의 아버지는 매우 뛰어난 리쉬(Rish:스승 혹은 요가 수행자)였고 어머니 역시 매우 뛰어난 성자의 딸들이었다.

신과 악마는 악마가 형으로 신이 동생으로 태어났다. 비슈누 신이 말했던 우유의 바다를 휘젓기 위해서는 매우 큰 막대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우유의 바다가 너무 커서 그러한 막대기를 쉽게 구할 수 없었다.

비슈누는 그들에게 만다라 산(Mandar Parvat)을 옮겨다 뒤집어 바다를 휘저으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신들만의 힘으로 그 산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으므로 악마들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신들과 악마들이 만다라 산에 도착하여 그것을 뽑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다시 비슈누에게 도움을 청했고, 비슈누 신은 거대한 뱀인 아난타가 산을 뽑아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들과 악마들의 힘만 가지고는 그 산을 옮길 수가 없다는 것을 안 인드라는 그의 독수리인 가루다에게 산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라고 했다. 결국 가루다에 의해 산은 무사히 우유의 바다로 옮겨졌다.

옮겨진 산을 가지고 우유의 바다를 젓기 위해서는 매우 긴 끈이 필요했다. 그러자 비슈누 신은 커다란 뱀인 바수키에게 그 산을 둘러싸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산을 둘러싼 뱀은 곧 바다에 빠져 버렸다. 그러자 비슈누 신은 자신이 직접 거북이의 모습으로 변하여 그 산을 등위에 올려놓고 신들과 악마들로 하여금 바다를 휘젓도록 하였다.

천년이나 휘저은 끝에 우유의 바다에서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맨 처음 흘러나온 것은 불사의 감로수가 아니라 바다의 불순물이 응결된 죽음의 독약이었다.

한방울로도 신들과 악마들, 인간들을 멸망시킬 수 있는 이 독약은 결국 파괴의 신인 쉬바가 스스로 마심으로써 해결되었다.

그러나 쉬바도 그것을 마시면 죽기 때문에 그는 삼키지 않고 목에 그대로 저장해 놓았다. 이 때문에 오늘날에도 쉬바의 목부분은 파랗게 물들어 있다.



 



계속 바다를 휘저은 신들과 악마들은 끈질기게 기다렸다. 이윽고 아름다운 암소 수라비가 나타났다. 그 암소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가 되었다.

다음에는 취기로 가득찬 술의 여신 비루니가 나타났다. 악마들은 그녀를 손에 넣으려 했으나 그녀는 신들을 더 좋아했다. 신들을 향한 제사의식에서 술을 사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곧이어 행운의 여신 락슈미가 손에 수련을 들고 연꽃 위에 앉은 채로 나타났다. 그녀가 나타나자 천상의 모든 시인들과 성자들이 그녀를 찬양하기 시작했다.

모든 성스러운 강들도 그녀가 내려와 목욕하기를 원했다. 우유의 바다는 그녀에게 시들지 않는 꽃의 화환을 씌워주었다. 이번에도 악마들은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했으나 그녀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유르 베다(Ayur-Veda)에 들어있는 의학세계의 창시자인 신들의 의사 단완뜨리(Dhanwantari)와 수많은 아름다운 여인들이 나타났다. 그녀들은 신과 악마에게 자신들을 바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녀들은 천상에 살면서 천상의 요정(Apsarases) 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신들의 의사인 단완뜨리가 나타날 때 들고 있던 병에는 신과 악마가 갈망하던 불사의 감로수가 들어 있었다.

공평하게 나누자는 약속을 망각한 채 그들은 싸움을 벌였고, 대지는 황폐해지고 많은 신과 악마들이 죽어갔다. 마침내 악마들이 불사의 감로수를 차지하고 말았다. 



 



그것을 악마들이 마신다면 온 세상에 큰 불행이 오리라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래서 비슈누 신은 자신을 아름다운 여인 모히니(Mohini)로 변화시켜 싸우고 있는 악마들에게 가서 공평하게 나누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악마들은 모히니의 모습에 넘어가 그 제안을 승락했다. 



 



모히니는 신들과 악마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신들부터 그것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악마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속아 자신들이 속고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악마들은 곧 그녀가 자신들에게도 불사의 감로수를 나누어주리라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그때 악마들 중의 하나인 라후(Rahu)가 신들 사이에 끼여 있었다. 그가 자기 차례가 되어 감로수를 마시려 할 때 태양의 신인 수르야(Surya)와 달의 신인 소마(Soma)가 재빨리 비슈누 신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비슈누는 자신의 무기인 원반으로 그의 목을 베어 버렸다. 그러나 라후는 불사의 감로수를 삼키지는 않았으나 입으로 마셨기에 얼굴부분은 죽지 않았다. 그는 해와 달을 용서할 수 없었다.

라후는 해와 달을 삼켜 버리려고 계속 쫓아 다녔다. 해를 삼키자 너무 뜨거워서, 달을 삼키자 너무 차가워서 곧 뱉어 버렸지만 라후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가 일식, 월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인도인들은 말한다. 





악마들이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신들 모두가 불사의 감로수를 마신 후였다. 



결국 영원한 생명을 얻은 신들은 힘이 약해도 악마에게 이길 수 있었다. 악마들을 물리친 신들은 만다라 산을 제자리에 놓은 뒤 자신들의 자리로 올라갔다.

그들은 날카로우면서도 멈추지 않는 수레바퀴가 그 주위를 돌고있는 곳에 불사의 감로수를 두었다. 아울러 눈조차 깜빡이지 않는 두 마리의 뱀에게 지키도록 했다.

신들 이외의 어떤 존재도 불사의 존재가 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들은 창조된 존재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가 되어 다른 생명체들을 지배하면서 그들로부터 숭배와 공물을 받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마하바라따(1·15∼17)』에서는 “신들과 악마와의 격심한 전투는 계속 되었지만, 비슈누의 활약으로 신들은 승리를 거듭하여, 만다라 산을 제자리로 되돌리고, 감로를 안전한 저장고에 숨겨, 그 수호를 인드라 신의 손에 맡겼다.”고 한다.

이 신화는 일종의 창조신화이지만, 주제는 물론 불사(不死)의 음료 아므리뜨의 출현과 그것을 둘러싼 신들과 악마(아수라)들의 싸움에 있다. 이 신화는 ‘우유 바다 휘젓기(Churning of the Ocean)’라고 말해진다.


『라마야나(1·45)』에도 이와 유사한 두개의 신화가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베다 신화에 걸쳐 나타나는 불멸에 대한 관념이 감로수(Ambrosia, Amrita)라는 상징적 음료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인도-유럽인들의 불멸에 대한 신화를 비교해보면 감로수를 둘러싼 서사적 표현이 특정한 형식, 혹은 패턴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인도-유럽인들의 불멸과 죽음에 대한 관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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