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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고대 제례에서 사용했던 물과 불을 취하는 방법...

by 예경 2017. 4. 5.

 

 

고대 제례에서 사용했던 물과 불을 취하는 방법...

 

 

※ 요즘에는 이러한 정성들인 절차가 거의 대부분 사라져 역사기록에서나 전해지는 내용입니다.

 

중국에서는 물은 음을 의미하고, 불은 양을 의미하였으며...

음은 땅과 달을 의미하고, 양은 하늘과 태양을 의미하였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고서인 주례 추관 사훤씨, 현람부, 구당서 예의 등등에서는...

음감과 양수라는 특별한 물품을 통해 특별한 방법으로 일월의 정화(精華)를 취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유교의 나라 조선에도 이어졌으며,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그 기록들이 현대에 공개되었습니다.

 

 

 1. 세종실록 27권, 세종 7년 1월 14일 을유 5번째기사 / 영녕전에서 춘향을 섭행하며 그 의례를 이르는 내용
 http://sillok.history.go.kr/id/kda_10701014_005

 

 2. 세종실록 57권, 세종 14년 7월 29일 을유 3번째기사 / 예조에서 사직에 섭행하는 의주를 아뢰다
 http://sillok.history.go.kr/id/kda_11407029_003

 

 3. 세종실록 129권, / 오례 / 길례 의식 / 친제 사직의 / 성생기
 http://sillok.history.go.kr/id/kda_20003001_005

 

 4. 세종실록 129권, / 오례 / 길례 의식 / 제사직 섭사의 / 성생기
 http://sillok.history.go.kr/id/kda_20003002_005

 

 5. 세종실록 129권, / 오례 / 길례 의식 / 친협 종묘의 / 성생기
 http://sillok.history.go.kr/id/kda_20003005_005

 

 6. 세종실록 129권, / 오례 / 길례 의식 / 협향종묘 섭사의 / 성생기
 http://sillok.history.go.kr/id/kda_20003006_005

 

 7. 세종실록 130권, / 오례 / 길례 의식 / 사시급납 친향 종묘의 / 성생기
 http://sillok.history.go.kr/id/kda_20003007_005

 

 8. 세종실록 130권, / 오례 / 길례 의식 / 사시급납 향종묘 섭사의 / 성생기
 http://sillok.history.go.kr/id/kda_20003008_006

 

 9. 세조실록 5권, 세조 2년 12월 22일 정사 2번째기사 / 예조에서 종묘와 사직에 제사드리는 일에 대해서 아뢰니 그대로 따르다
 http://sillok.history.go.kr/id/kga_10212022_002

 

 10. 세조실록 6권, 세조 3년 1월 15일 경진 1번째기사 / 면복을 갖추고 환구단에 제사를 올리다
 http://sillok.history.go.kr/id/kga_10301015_001

 

 11. 숙종실록 59권, 숙종 43년 6월 21일 갑진 1번째기사 / 예조에서 올린 종묘서 제향에 관해 논의하다
 http://sillok.history.go.kr/id/ksa_14306021_001

 

 

 

 

그중 '세종실록 129권, 오례 길례 의식 친제 사직의 성생기'의 내용을 이미지로 가져왔습니다.

(요즘에는 조선왕조실록이 전산화가 되어 일일이 찾아 타이핑할 필요가 없어 좋네요. ^^)

 

여기서 빨간박스와 빨간줄을 친 곳을 읽어보시면 물은 음감으로 취한다 하고, 불은 양수로 취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음감이 뭐고 양수가 뭘까요?

음감은, 달이 중천에 떠있을 때 땅의 초목에 맺힌 이슬(달의 정화)을 담는 흙으로 빚은 그릇이고...

양수는, 하늘의 태양빛을 통해 불(태양의 정화)을 피우는 구리거울입니다.

 

이 2개의 도구를 통해 종묘제례를 할 때 사용할 물과 불을 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담는 물품들은 아무 물품이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극양의 기운과 극음의 기운이 깃든 날에 제례전용으로 만들어진 물품만을 사용하였습니다.

 

즉, 음감은 음의 기운이 극에 달하는 음력 11월 천간지지의 음양오행이 음수(陰水)계해일(癸亥日)에 제작된 물품이고...

양수는 양의 기운이 극에 달하는 음력 5월 천간지지의 음양오행이 양화(陽火)병오일(丙午日)에 제작된 물품입니다.

 

순수한 음의 정화는 극음의 기운이 깃든 물품으로 취해야 음의 정화가 순수하게 남아있고,

순수한 양의 정화는 극양의 기운이 깃든 물품으로 취해야 양의 정화가 순수하게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취한 물을 땅과 음의 순수한 기운이 물에 깃들었다고 하여 명수(明水)라고 하고,

이렇게 취한 불을 하늘과 양의 순수한 기운이 불에 깃들었다고 하여  명화(明火)라고 합니다...

 

 

그런데 맑은 날 하늘에서 태양빛을 받아 불을 피우는건 당시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달이 중천에 떴을 때 초목의 이슬을 취하는건 하루이틀로는 몇명으로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기에...

부득이할 경우 제례 전날 우물을 밑바닥까지 깨끗하게 청소한 후,

제례 날 새벽에 새로이 솟아오른 우물물로 대신하기도 하였습니다.

(단, 우물물은 정석이 아니라 대체용, 차선책이기에 고대의 제례는 밤이슬만을 취하였습니다.)

 

이렇게 제례에 사용하는 물과 불을 구하는 것도 정말 대단한 정성이 필요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성은 비단 물과 불만이 아니며, 거의 모든 제례에 올릴 물품들에 엄청난 정성을 쏟아부었습니다.

거기에 혹시라도 귀찮다고 대충하거나 실수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제대로 하는지 관리, 감시하는 사람이 항시 따라붙습니다...

 

국가적인 제례 같은게 아니면 이런건 흉내조차 내기 힘듭니다...

(현대한국의 종묘대제에서 이런 부분까지 갖춰서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

 

현대에 거의 아무도 하지 않고 국가적인 제례에서나 행하는 이러한 방법으로

일월정화의 물과 불을 취하여 정성을 듬뿍들인 제례를 한다면...

만약 여러분들이 하늘의 신이라면 감동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요?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 하나하나가 하늘에 대한... 신에 대한... 예의공경이기도 하며...

인간의 지극한 정성으로 하늘을 감동시켜 자신의 힘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비법들이기도 합니다.

 

인연있는 분들에게 전해지길 기원합니다.

평온한 밤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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