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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밀교의 4가지 관정의식과 진언종 총본산에서 결연관정 받는 방법

by 예경 2017. 1. 10.

 

 

밀교의 세계 ~ 4가지 관정의식(灌頂儀式)

 

 

검색을 조금 해보면 여러 설명들이 많지만 간단하게 신불과의 '연결되는' 의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연결하는'이 아니라 '연결되는'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주로 인간의 선택이 아닌 신불의 선택이 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단, 허가관정의 경우는 인간의 선택이 관여할 수 있습니다. 또 주로 관정이라는 단어는 밀교에서 많이 쓰지만, 사실 밀교뿐만 아니라 중국도교나 카톨릭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의식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널리 알려진 밀교를 중심으로 4가지 관정의식을 간략하게 소개해봅니다.

 

 

1. 결연관정(結縁灌頂)
불교의 여러 불보살님과의 인연을 처음으로 형성하는 입문의식으로, 이번생에 인연이 깊은 분께서 그 사람의 수호본존이 되어주십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스승이 눈을 가리고 만다라에 꽃잎을 떨어뜨려 해당 꽃잎이 떨어진 곳의 불보살님이 수호본존이 되어주십니다. 이 결연관정을 받으면, 그때부터 밀법을 배울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 생깁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밀교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과 같습니다.


 

2. 수명관정(受明灌頂)
입문에 해당하는 결연관정 이후로, 밀교수행을하다가 전문적으로 더 깊이 수행을 배우기 위해 받는 관정의식입니다. 결연관정에서 결정된 수호본존 이외의 불보살 분을 추가로 모시게 됩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밀교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과 같습니다.

 


3. 전법관정(傳法灌頂)
아사리관정(阿闍梨灌頂), 수직관정(受職灌頂)이라 불리기도 하며, 사도가행(18도, 금강계, 태장계, 호마)을 마친 밀법승이 받을 수 있는 관정으로 스승이 되기 위한 관정입니다. 이때서야 밀법을 제자에게 전수할 자격이 생깁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밀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밀교교육대학교에 입학하여 교사과정을 밟는 것과 같습니다.

 


4. 허가관정(許可灌頂)
주로 대중관정이라고 부르며, 관정을 받는 사람이 해당 관정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이해 등을 충분히 습득한 다음 관정의식과 계율을 받습니다. 허가관정이 결연관정, 수명관정과의 차이점은.... 기본적으로 수행과 계율을 매일 지키느냐 아니냐의 차이로 보시면 되는데, 여러면에서 느슨한 부분이 허가관정입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밀교교육대학 교수들이 공개강의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참고로, 티벳밀교의 달라이라마와 여러 린포체 분들께서 행하시는 대중관정은 허가관정을 의미합니다.

 

 


 

 

 

고야산 진언종 총본산 금강봉사(高野山 眞言宗 總本山 金剛峯寺) 결연관정(結縁灌頂) 소개

 

 

 

일본 고야산의 진언종 총본산 금강봉사에서는 연중행사로 매년 2회씩 결연관정(結縁灌頂)을 행하는데,
승속을 막론하고 누구나 금강계, 태장계의 제불보살님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습니다.

즉, 승려가 아닌 일반인들도 결연관정을 맺을 수 있으며 밀법의 입문의식(入門儀式)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태장계 결연관정(胎蔵界 結縁潅頂)은, 매년 양력 5월 3일~5일이고,
금강계 결연관정(金剛界 結縁潅頂)은, 매년 양력 10월 1일~3일이며...

편한 복장으로 1인당 3,000엔 즉 3만원을 가지고 고야산 금강봉사 가람금당(伽藍金堂)으로 가시면 됩니다.

(양손이 비어 있어야 하므로, 가방 등은 절내의 물품보관소에 맡셔야 합니다.)


결연관정의 첫째 날인 양력 5월 1일과 10월 1일 아침에는 정의결연관정삼매야계(庭儀結縁潅頂三昧耶戒) 법회가 진행되며,

법회가 끝나고 내부정돈을 마친 11시~12시 사이에 결연관정을 시작합니다.

 

관정의식은 1:30~2:00정도 소요되며,

입단(入壇)한 다음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밖으로 나갈 수 없으므로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셔야 합니다.

 

 

 

눈가리개 종이  

 

시키미잎 

 

 

 

 

입단 후에는 먼저 수십분간 나무대사편조금강(南無大師遍照金剛)을 암송하도록 시킵니다.
참고로, 나무대사편조금강은 '홍법대사 공해에게 귀의합니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차례가 오면 위의 사진과 같은 눈가리개 종이로 눈을 가리고,

시키미잎(樒, 붓순나무잎)을 중지 사이에 끼워 승려의 도움으로 만다라에 떨어뜨립니다.

이를 투화득불(投花得仏)이라고 합니다.

 

 

 

 

 

 

 

시키미잎이 만다라에 떨어지면, 눈가리개를 떼어 시키미 잎이 떨어진 위치의 제불보살님과 인연이 있음을 확인한 후,

정수리에 물을 붓는 관정의식을 통해 해당 제불보살님과의 인연이 맺어지게 됩니다.

 


금년의 경우 태장계 관정은 2017년 양력 5월 1일~3일이고, 금강계 관정은 2017년 양력 10월 1일~3일에

고야산 금강봉사에서 하므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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