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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설위설경과 종이무구의 유래

by 예경 2016. 12. 9.

 

 

한국 설위설경보존회에 전시되어진 설위설경입니다.(출처 : 오마이뉴스)

 

 

설위설경과 종이무구는 종이를 사용한 한국 무교(巫敎)의 민속문화입니다.
하지만, 이 종이를 사용하는 비법(秘法)이 어디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는 관심을 가지시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꽤 오래전부터 국내의 종이비법들의 시초(始初)를 찾아다녔습니다.

주로 한국, 일본, 중국, 티벳, 대만 등의 아시아권 나라들을 돌며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가....

중국에서 그 종이비법의 뿌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이 종이비법이 어디에서 최초로 시작되고 전래되어 발전되어 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중국에서 종이를 사용하는 무술(巫术)을 전지무술(剪纸巫术)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종이바수기, 종이무구 또는 설위설경이라고 하는 것들이 이 전지무술에 포함됩니다.

 

전지무술은 현재 주술적인 부분은 빠지고 형태만 남아있는 중국민간미술로 중국전지(中国剪纸)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전지는 2006년 5월 20일 '국가급 비물질문화 유산명록'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저는 이 중국의 전지무술이 국내로 들어와 종이무구, 설위설경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전지무술이 일본에 건너가서 종이접기주술 또는 폐족(幣足) 등의 종이무구로 발전하였고....
일본 음양사의 대표적인 도구중 하나인 종이식신 또한 중국의 전지무술의 한 형태인 전지성병술(剪纸成兵术)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땅도 넓고, 수많은 나라와 민족이 한데 섞여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기에....

처음에는 정확히 중국의 어느 나라에서 최초로 전지무술이 만들어졌고 사용되었는지 찾기가 어려웠지만....
그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다른 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초나라의 상징

 

 

범문란(范文澜) 선생님의 중국통사간편(中国通史简编) 1권을 보시면....
고대 중국의 초나라(기원전 1042년 ~ 기원전 223년)의 국경내에 여러 민족들이 각자의 문화를 상호교류융합하여
민속적 전지무술이 탄생했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탄생된 전지무술은 이후에 초나라 무문화(巫文化)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즉, 전지무술은 초나라 무사(巫师)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대한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간단하게 몇가지만 소개를 해봅니다.

 

초나라 난잉(南郢) 즉 남장현(南漳县)의 형산(荆山)에 있는 무사(巫师) 단공(端公)은,
초혼과 치병을 할 때에 전지무술을 사용하여 종이인형(剪纸人)을 만들어 법술을 행하였다고 전해집니다.

 

또 초나라 남쪽 성서(湘西)의 투자족(土家族) 제마(梯玛)라는 무사(巫师)는,
조상제사 때 작은 전지보살(纸剪菩萨)을 만들어 초혼과 강신(降神)을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운남(云南)의 하니족(哈尼族)은 장사를 지낼 때 작은 종이인형을 만들어 초혼을 하거나,
나무막대기에 의복 등을 입혀서 초혼을 하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서남(西南) 일대의 요족(瑶族)은 매년 음력 7월14일 작은 종이인형을 만들어 조상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집니다.

 

 
이렇게 겉으로는 초혼(招魂), 치병(治病), 자식을 구하는 것(求子), 조상제사(祭祖)에 사용되었지만....
그 뒷면에서는 저주, 주살 등 사람을 해치는 용도 및 심지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초나라가 멸망한 다음 살아남은 무사(巫师)들은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 전지무술을 각 지역에 전하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먹고살기 위해 이 전지무술을 귀족들을 중심으로 겉으로 들어나지 않은 영업을 하였는데,
거의 서한시대(기원전 206년 ~ 25년)즈음 이것이 조금씩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중 한가지가 그 시기에 기이하게도 귀족 여성들중 한명이 전지무술을 공예품으로써
제작해달라고 초나라 무사의 후예에게 제안을 하고 부탁을 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돈도 얹어주겠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거죠.


이렇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술은 빠지고 형식만 남은 수공예로 점점 더 발전해나가
당나라, 송나라를 거쳐 명나라 청나라에 와서 이 중국전지 공예가 성숙되어 찬란한 빛을 발하였습니다.

 

 

 


중국전지 공예는 이렇게 전해지고, 그 원류인 전지무술은 초나라 이후로 중국 민간신앙과 도교 그리고 불교에 흡수채용되어
각 문파의 이론과 철학을 종이문양으로 표현하여 제식(祭式)에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했습니다.

 

그 이후 일본과 한국 등에서 온 유학자들을 통해 이 전지무술이 각 나라에 전해지게 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중국 도교가 전지무술을 채용하여 제식에 적용한 것으로 각 문양과 색이 뜻하는 의미들이 있으며,

한국에 전해내려오는 설위설경의 표현양식과 유사합니다.


설위설경과 종이무구들이 도교에서 파생되어진 것이라는건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종이비법들의 근본이 초나라의 전지무술에서 시작되었다고 얘기하는 경우는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하나의 비법들의 기원을 찾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보고 있기에....

예서원을 통해 여러가지 내용들을 공개하고 언급을 하는 것입니다.


무녀분이든 아니든 자신만이 전승하고 있는 비법들이 있다면, 그런데 그 비법의 근원과 시초를 알지 못한다면....

한번쯤 이렇게 깊이 있게 파고들어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설위설경과 종이무구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한 전지공예 몇가지를 소개하며 이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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