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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옥황선녀(玉皇仙女) 오늘이 설화

by 예경 2016. 12. 10.

 

 

옥황선녀(玉皇仙女) 오늘이 설화

 

※ 구전되는 설화의 내용을, 예서원에서 현대인들이 받아들이기 편하도록 글을 다듬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순서와 내용일부가 조금 다른 원천강풀이와 비교하여 보시면 더 재밋습니다.

    참고로 오늘이는 다른 선녀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2개의 여의주를 통해 여러 신통력을 사용하며,

    원천강본풀이에 나오는 연꽃은 청정, 생명력, 번식력을 의미합니다.

 

 

엣날 해동국에서 멀리 홀로 떨어진 섬에 어린 여자 아이가 부모님과 살고 있었습니다.

여자 아이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 있어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버지가 지은 농사로 당분간은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날 강남천자국에 갔다 돌아오던 배 한 척이 여자아이가 혼자 사는 섬에 불시착하였고,

주변에서 먹을 것을 찾다가 여자아이가 있는 집을 발견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여자아이의 집에서 잠시 머물며 이야기를 해보니,
어린 아이가 혼자 살고 있고 이름을 물어도 이름이 없다고 하여, ‘오늘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어느덧 비바람이 잔잔해지고 사람들은 다시 배를 탈려고 하는데 오늘이만 놓고 올 수가 없어,
같이 있던 과부인 백씨 부인이 오늘이를 키우겠다고 하여 육지로 데리고 왔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백씨 부인과 함께 오순도순 살던 어느날...
오늘이가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슬퍼하기에,

백씨 부인은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은 저승세계의 원천강에 살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오늘이는 부모님을 만나겠다는 마음으로 저승세계에 있는 원천강을 가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여러 일을 여행하던 중, 한 초가집이 덩그러니 있어 잠시 쉬어갈려고 문을 두드리니...
파란 옷을 입은 ‘장상도령’이 글을 읽다 잠시 멈추고 오늘이를 맞이하였습니다.

장상도령이 어디 가느냐고 물으니, 오늘이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찾으러 원천강에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장상도령은 오늘이에게, “원천강에 가면 내가 왜 글만 읽어야 하고, 밖에도 못 나가는지 알아봐 주시오.”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오늘이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어떤 아름다운 여인네가 박바가지로 물을 길으면서 신세한탄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박바가지는 큰 구멍이 뚫여 있어 아무리 물을 퍼도 물이 그 구멍으로 새어나가 동이에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이가 여인에게 다가가 박바가지를 고쳐주겠다고 말을 거니, 여인은 흔쾌히 허락하였고...
오늘이는 솔뿌리로 구멍을 기우고 송진으로 구멍을 막으니 박바가지가 더 이상 물이 새지 않게 되었습니다.

여인은 매우 기뻐하며 자신의 이름은 ‘매일이’이고, 원천강에 가면 내가 언제까지 물을 길어야 하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오늘이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이번에는 고뇌를 하고 있는 이무기를 만났습니다.

이무기에게 다가가 무슨 이유로 고뇌를 하고 있는지 물어보자 이무기는,

“다른 이무기는 여의주가 하나만 있어도 용이 되는데, 나는 여의주가 3개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용이 못되고 있어

고뇌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오늘이는 원천강에 가면 이무기가 용이 못되고 있는 이유를 알아보겠다고

약속하고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힘들게 고생하여 오늘이는 부모님이 계신 원천강에 도달하니 근처에 긴 성벽으로 둘러싸인 별당이라는 성이 보였습니다.

오늘이는 "저곳에 부모님이 계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성문 앞에 가서 문지기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고 쌀쌀맞게 거절하였습니다.

 

그러자 오늘이는 서러움에 복받혀 그 자리에서 서럽게 울며...

 

  몇 백만 리 머나먼 곳 인간 세상에서
  외로운 처녀가 홀로 산 넘고 물건너
  고생하여 부모의 나라로 왔건만
  이다지도 무정하게 구는구나
  부모님도 만나뵙지 못하고
  이제 해동국에 돌아가면 무엇하리
  박정한 문지기야, 무정한 신인(神人)들아
  차라리 여기서 죽으리라
  아아! 그리운 어머니여, 그리운 아버지여

 

라고 크게 울며 신세한탄을 늘어놓으니,

문지기는 할 수 없이 별당 안의 부모궁에 있는 오늘이의 부모님께 이를 어찌해야할지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오늘이의 부모님은 “우리도 다 들었다네. 얼른 문을 열어 주게나.”하여 문지기가 성문을 열어 주었고,

오늘이와 부모님은 다시 감격의 재회를 하였습니다.

 

부모님을 만나서 꿈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다시 헤어져야할 시간이 다가 왔고...
오늘이는 부모님과 문지기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만난 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천강으로 향하였습니다.

 

 

원천강에 가서 강물에게 이곳에 오면서 만난 이들이 알아봐달라고 했던 것들을 물어보았습니다.
강물은 오늘이의 질문에 대해 모두 답변을 해주었고, 오늘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돌아가던 길에 이무기를 만나 “여의주를 3개 가지고 있는 이무기는 여의주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기에 용이 되지 못하니,

여의주를 1개만 가지고 있으면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라는 강물의 답변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이무기가 오늘이에게 여의주 2개를 주고 1개의 여의주만 가지고 있게 되니,

용으로 변하여 바람과 함께 하늘로 승천하였습니다.

 

매일이를 만나, “매일이는 전생에 선녀였으나 하늘에서 조그만 실수를 하여 인간계에 내려와서 물을 푸는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라는 강물의 답변을 전해주며, 장상도령에게 데려가 연을 맺도록 하여 부부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매일이는 매일 같이 박바가지로 물을 푸지만, 장상도령과 자식과 함께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밖에도 오늘이는 착한 마음으로 여의주를 사용하여 평생을 인연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도왔고,

이후 승천하여 하늘나라의 옥황선녀(玉皇仙女)가 되었습니다.

 

오늘이는 현재에도 때때로 무지개를 타고 인간세상에 내려와...

남녀간의 사랑과 좋은 인연을 맺도록 해주고, 여행자들을 도와주며, 강물을 다스리는 일을 한다고 전해집니다.

 

 


 

 

원천강본풀이

 

아득히 먼 옛날, 인간 세상 강림들에 옥같이 고운 한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이 아이를 보면 누구든지 물었다. "너는 어디서 왔느냐? 이름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 왔느냐?" 그러면 아이는 대답했다. "저는 이 강림들에서 저절로 솟아나 성도 이름도 나이도 모릅니다. 학이 날아와 날개로 덮어 주고 먹을 것을 가져다 주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궁리 끝에 "오늘 만났으니 오늘을 생일로 삼고 이름도 오늘이라고 하자"라며 아이의 이름을 오늘이로 지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늘이를 자주 돌봐주던 백씨부인이 오늘이에게 "네 어머니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으냐? 네 부모는 원천강의 신관 선녀가 되어 원천강 부모궁에 살고 있단다"라고 알려 주고, 그 말을 들은 오늘이는 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부모를 만날 결심을 한다. 그러자 백씨부인은 "흰모래땅에 있는 별층당에 가서 그곳에서 글을 읽는 도령에게 길을 가르쳐 달라고 하거라"라고 알려주고, 오늘이는 길을 떠난다.

흰모래땅 별층당에 도착한 오늘이는 그곳에서 글을 읽는 장상 도령에게 원천강 가는 길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고, 장상 도령은 황모래땅까지 간 다음 그곳 연화못에 있는 꽃 한 송이만 피운 연꽃나무에게 다음 가는 길을 물어보라고 알려준 뒤 덧붙여 "나는 옥황상제의 명으로 이곳에서 글을 읽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곳에서 글만 읽고 있어야 하는지 원천강에 가서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그 후 황모래땅에 도착한 오늘이가 연화못 연꽃나무에게 원천강 가는 길을 묻자 연꽃나무는 검은모래땅을 지나 청수바다로 가서 그곳에 있는 여의주 세 개를 가진 이무기에게 바다를 건네달라고 하라고 알려주고, 덧붙여 "나는 봄에 꽃이 피어도 항상 딱 하나의 줄기에 딱 한 송이만 꽃이 피는데 어떻게 해야 다른 줄기에도 꽃이 피는지 원천강에 가서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다시 길을 나선 오늘이는 검은모래땅을 지나 청수바다에 도착해 이무기에게 바다를 건네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이무기는 "다른 이무기들은 여의주 하나만 가지고도 용이 되는데 나는 어째서 여의주를 세 개나 가지고도 삼천 년 동안 용이 되지 못하는지 원천강에 가서 알아봐 주면 바다를 건네주겠다"고 말하고, 오늘이가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자 오늘이를 태워 바다를 건네준 뒤 흰모래땅 별층당과 똑같이 생긴 별층당을 찾아가 그곳에서 글을 읽는 낭자에게 길을 물으라고 가르쳐준다.

몇날 며칠을 다시 길을 나선 오늘이는 별층당을 찾아 그곳에서 글을 읽는 매일 낭자에게 원천강 가는 길을 묻는다. 그러자 매일 낭자는 계속 길을 가서 감로정 우물에서 물 긷는 선녀들에게 길을 물으면 된다고 가르쳐주고, "나는 옥황상제의 죄를 받아 이 정자에서 십 년째 글만 읽고 있는데 언제쯤 이 벌이 끝나는지 원천강에 가서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다시 길을 나서 감로정 우물에 도착한 오늘이는 그곳에서 물을 퍼내는 선녀들을 만난다. 본래 옥황상제의 시녀들이었는데 천하궁 물 긷는 일을 소홀히 한 죄로 땅에 내려와 감로정 우물물을 다 길어 퍼내는 벌을 받은 선녀들은 두레박에 구멍이 뚫려 아무리 해도 물을 퍼낼 수가 없어 울고 있었다. 선녀들을 불쌍히 여겨 오늘이는 댕댕이덩굴을 으깨어 뭉쳐 두레박 구멍을 막고 송진으로 굳힌 뒤 다시 물을 퍼내게 한다. 그렇게 물을 다 퍼낸 후 다시 옥황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선녀들은 보답으로 오늘이를 원천강 문 앞까지 데려다 준다.

원천강 문 앞에 도착한 오늘이는 부모를 만나게 들여보내달라고 문지기에게 사정하지만, 문지기는 이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거절한다. 좌절한 오늘이는 슬피 통곡하자, 그 울음소리에 동정심이 생긴 문지기는 문을 열어주고 안에서 오늘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원천강의 신관과 선녀도 오늘이를 데려오라고 한다.

원천강 신관과 선녀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살았는지 묻자, 오늘이는 강림들에서 살아온 이야기와 원천강 찾아온 이야기를 한다. 그 말을 들은 신관과 선녀는 "그렇다면 틀림없구나. 얘야, 우리가 너의 부모다. 원천강을 다스리라는 옥황상제의 영을 받아 너를 버려두고 와야 했지만 강림들의 학에게 너의 뒷바라지를 부탁했더니 이렇게 자랐구나"라고 말하며 오늘이를 안아준다.

처음 만나는 부모와의 회포를 풀고 인간 세상의 사계절을 만들어내는 곳인 원천강도 구경한 오늘이는 부모에게 부탁 받은 일에 대한 답을 묻고 그 답을 알려주러 다시 떠난다.

먼저 바다 건너 별층당에서 매일 낭자를 다시 만난 오늘이는 "나와 함께 가서 평생 배필을 만나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녀와 함께 청수바다에 이른다.

청수바다에서 이무기를 다시 만나 바다를 건넌 후 "여의주를 세 개나 가진 것은 지나친 욕심이니 두 개를 처음 만난 사람에게 주고 한 개만 물면 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자, 이무기는 당장 여의주를 오늘이에게 주고 한 개만 물더니 용이 되어 승천했다.

그 후 검은모래땅을 지나 황모래땅에 도착해 연화못 연꽃나무에게 "한 송이 핀 꽃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주면 가지마다 꽃이 필 것이다"고 알려주자, 연꽃나무도 당장 꽃을 꺾어 오늘이에게 주고 송이송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 뒤 흰모래땅 별층당에 도착한 오늘이는 여전히 글을 읽고 있던 장상 도령에게 "나와 함께 온 매일 낭자가 평생 배필이니 혼인을 하면 이제 더 이상 글만 읽지 않아도 되고 오래오래 행복할 것이다"라고 알려준 뒤 다시 태어난 강림들로 돌아와 부모 찾을 길을 알려준 백씨부인에게 여의주 두 개 중 하나를 보답으로 선물한다.

그 후 오늘이는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아 옥황궁 선녀가 되어 연꽃과 여의주를 들고 원천강의 사계절을 세상에 전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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