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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처용가(處容歌) ~ 한국 고유의 벽사진경(壁邪進慶)

by 예경 2016. 12. 10.

 

 

사진출처 : 신역 악학궤범(이혜구, 2000)

 

처용가(處容歌)

~ 한국 고유의 벽사진경(壁邪進慶) ~

 

 

 

 

예서원 간략해설 : 처용가의 출전은 삼국유사 '처용랑 망해사'와, 성종24년(1493)에 제작된 악전(樂典)인 악학궤범(樂學軌範)의 '학연화대처용무합설' 그리고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의 잡처용(雜處容)입니다. 처용가는 신라향가와 고려가요 그리고 잡처용으로 나뉘며, 공통적으로 역신(疫神)을 물리치기 위한 축사(逐邪)의 노래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처용가가 노래에서 행위 퍼포먼스로 진화한 것은 고려시대 떄부터 였으며, 이를 처용무 또는 오방처용무(五方處容舞)라고 하였습니다. 처용무는 궁중무용이라고 불리는 정재(呈才)중 하나로, 음력 12월30일에 묵은해의 역신과 사귀를 쫓기 위한 의식으로 행해졌으며.... 악학궤범에 이르길, 궁중에서는 대궐 안을 청소하고 정돈하며, 벽사(辟邪)를 위한 나례(儺禮) 의식에서 두 차례 처용무를 추었다고 적혀있습니다. 고려시대 후기(918~1392)에는 처용무를 추는 무인(舞人)이 1명이었으나,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에 이르러 5명의 무인이 오방처용무를 추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처용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귀중한 유산중 하나입니다. 민간에서는 처용신의 힘을 빌어 처용놀이, 직성치기, 제웅치기로 불리는 구요성(九曜星)을 통한 액운소멸 의식이 행해졌는데, 이에 대해서는 차츰차츰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

 

 

 

 

○ 신라향가 처용가

 

東京明期月良                 
서울(경주) 밝은 달밤에

 

夜入伊遊行如可
밤 깊도록 놀고 지내다가

 

入良沙寢矣見昆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脚烏伊四是良羅
가랑이가 넷이로구나.

 

二兮隱吾下於叱古
둘은 내(아내) 것이지만

 

二兮隱誰支下焉古
둘은 누구의 것인가?

 

本矣吾下是如馬於隱
본래 내 것이다마는(내 아내이지만)

 

奪叱良乙何如爲理古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오.

 


 

 

○ 악학궤범의 고려가요 처용가

 

(전강) 신라의 성스러운 시대여, 천하가 태평한 것은 라후(羅睺)의 덕(德)이구나.

          처용(處容) 아버지여, 이로써 사람들이 별말이 없게 되니. 이로써 사람들이 별말이 없게 되니.

(부엽) 삼재팔난(三災八難)이 일시에 소멸하도다.

(중엽) 아아, 아버지의 모습이여 처용 아버지의 모습이여.

(부엽) 머리에 가득한 꽂은, 꽃이 무거워 기울어진 머리.

(소엽) 아아, 수명(壽命)이 장수(長壽)할 넓으신 이마.

(후강) 산(山)의 모습과 비슷한  무성한 눈썹,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듯한 너그러운 눈.

(부엽) 풍악소리가 뜰에 가득하여 우글어지신 귀.

(중엽) 붉은 복숭아꽃 같이 붉으신 뺨.

(부엽) 오향(五香)을 맡으시어 우묵한 코에.

(소엽) 아아, 천금(千金) 머금으시어 넓으신 입.

(대엽) 백옥(白玉) 유리같이 하얀 이. 복이 많다 칭찬 받아 밀어 나온 턱.
          칠보(七寶) 장식이 무거워서 숙어진 어깨. 좋은 경사 너무 많아 늘어진 소맷자락.

(부엽) 슬기를 모두어 유덕(有德)한 가슴.

(중엽) 복과 지혜가 다 풍족하여 불룩한 배. 붉은 가죽띠가 무거워 굽은 허리.

(부엽) 태평성대를 같이 즐겨 길어진 다리.

(소엽) 아아, 계면조(界面調)에 맞추어 도는 넓은 발.

(전강) 누가 만들어 세웠는가. 누가 만들어 세웠는가. 바늘도 실도 없이. 바늘도 실도 없이.

(부엽) 처용 아버지를 누가 만들어 세웠는가.

(중엽) 많이도 많이도 세워 놓았구나.

(부엽) 십이제국(十二諸國)이 모두 만들어 세워.

(소엽) 아아, 처용 아버지를 많이도 세워 놓았구나.

(후강) 버찌아 오얏아 녹리(綠李)야. 빨리 나와 내 신코를 매어라.

(부엽) 아니 곧 맨다면 궂은 말 떨어지리라.

(중엽) 신라 서울(東京) 밝은 달 아래 밤새도록 노닐다가

(부엽) 들어와 내 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로구나.

(소엽) 아아, 둘은 내 것인데 둘은 뉘 것이뇨.

(대엽) 이럴 적에 처용 아버지가 보시면 열병신(熱病神, 熱病大神)은 횟감이로다.
          천금(千金)을 주겠습니까. 처용 아버지여. 칠보(七寶)를 주겠습니까. 처용 아버지여.

(부엽) 천금칠보(千金七寶)도 말고 열병신 잡아 날 주소서.

(중엽) 산이나 들이나 천리 밖으로

(부엽) 처용 아버지를 피하여 갈지어다.

(소엽) 아아, 열병대신(熱病大神)의 발원(發願)이로다.

 

 


 

 

○ 시용향악보의 잡처용(雜處容)

 

중문(中門)안에 서 계신 쌍처용(雙處容) 아버지.
외문(外門)밖에 둥덩 다리로러마
태종대왕(太宗大王)이 전좌(殿座)를 하시란대
태종대왕(太宗大王)이 전좌(殿座)를 하시란대
아아, 보전칠보(寶錢七寶)지여 살언간만 다롱다로리 내링디러리
아아, 디렁디러리 다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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