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대 달라이라마와 환생자 찾기
◈ 제14대 달라이라마의 발견 경위와 윤회·환생 제도 ◈
1. 간덴 포당
2002년 6월 5일부터 2일간 다람살라에서 「간덴 포당 (Gaden Phodrang, 티베트 정부 )」 창립 360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것은 달라이라마가 종교와 정치 모두의 지도자가 된 후 360년째를 맞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 달라이라마는 제14대이다.
달라이라마 제도는 제1대 게뒨 툽빠(Gedun Truppa,1391-1471)에서 시작되었으며 제4대까지는 그 지위가 종교적인 것에만 국한되었다. 하지만 제5대 달라이 라마인 나왕 롭상 갸초(Ngawang Lobzang Gyatso,1617-1682) 때에 와서 비로소 종교적·정치적 최고 지도자가 되었으며 그 지위는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다.
간덴포당이 수립된 것은 1642년이다. 제5대 달라이라마는 그를 숭배하고 있던 몽고 왕 구스리칸의 협력으로 티베트 전 영토를 통일하고 종교 및 정치 지도자가 되었으며 간덴포당을 수립했다. 다른 모든 환생자 가운데 티베트의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가 되는 사람은 달라이라마 뿐이며 다른 어떤 환생자도 이 두가지 모두의 지위를 가질 수는 없다.
간덴 포당이라고 하는 이름은 드레풍사원(티벳의 3대 절 중의 하나) 로 1959년 당시 8천명 이상의 승려가 수행하고 있었다. 드레풍사원 내에 있는 한 곳을 타시·타크파·개루츠가 달라이 라마 2세의 궁전으로 헌납한 것에서 유래한다. 제2대 달라이 라마는 그곳을 '환희의 궁전'이라는 뜻의 「간덴 포당」이라고 명명였다. 그 후 제4대와 5대도 이 궁전을 이용했다.
제5대 달라이라마는 포탈라 궁전을 건축한 후 포탈라 궁전으로 정부를 이동하고 간덴 포당 초크레이 남걀(Gaden Phodrang Chokley Namgyal)로 개명했는데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티베트인은 간덴 포당 정부를 구축한 5세를 응가파 첸포(위대한 5세)고 부르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재의 티베트(망명)정부의 이름은 달라이 라마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2. 윤회 환생제도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지도자이기도 하다. 또한 티베트 내에서 뿐만 아니라 티베트 불교를 믿고있는 몽고, 네팔, 시킴, 부탄, 러시아 등에서도 달라이 라마는 불교의 최고 지도자로서 숭배된다.
전세계에 있는 티베트 불교신자는 달라이라마의 축복을 받기위해 예전에는 티베트의 수도 라싸를 순례했으며 현재는 인도 다람살라를 찾는다. 1959년까지 티베트 불교를 믿는 사람에게 있어서 라싸(티베트어로 「신의 땅」)는 티베트 불교의 성지였다.
티벳불교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중생은 윤회·환생한다. 윤회·환생이라는 것은 육체는 일시적으로 죽어도 혼은 죽는 일 없이 영원하게 계속된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일반인은 이생에서 죽으면 다음 생에도 지금과 같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고는 볼 수 없다.
우리가 선업을 쌓았는가 악업을 쌓았는가에 따라 6도(천상, 인간, 수라, 지옥, 아귀, 축생)중 어느 곳엔가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인간이라도 다음 생에는 곤충이나 동물 또는 새(鳥)로 다시 태어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깨달음을 얻은 보살은 다음 생에도 인간으로 태어나 모든 중생을 위한다고 믿어진다. 달라이라마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며 자신들을 구제하기 위해 다시 태어났다고 믿는다. 달라이라마 제도는 세습적인 것도 아니며 선거로 선출하는 것도 아니다. 선대의 달라이라마가 죽은 뒤 다시 태어난 환생자(화신)를 찾는 「윤회 환생 제도」다. 새롭게 인정된 달라이라마는 선대의 모든 지위와 재산을 가질 수 있다.
현재의 제14대 달라이라마는 티베트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보살행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해서 죽음과 태어남을 반복함으로써 환생하고 있다고 티베트인들은 믿고 있다. 다시 말하면 달라이라마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가 14번에 걸쳐 윤회를 반복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제1대 달라이 라마가 최초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달라이라마의 환생의 기원은 약 6백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부처님 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라고 제14대 달라이라마는 말한다. 티베트인들은 이렇게 자유롭게 자신의 의지에 의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을 '툴쿠(Tulku, 화신)' 또는 '얀시(윤회·환생자)'라고 부른다.
달라이라마는 티베트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영원히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며 사람들을 정도로 인도한다고 믿어진다. 티베트에는 많은 환생자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 달라이 라마가 가장 존경받는 존재이다. '달라이'라는 말은 몽고어로 「큰 바다(大海)」를 뜻한다. 원래 달라이라마는 제3대 달라이라마 소남 갸초의 약칭이었으며 '갸초'라는 말은 티벳어로 '큰 바다'의 의미인데 이를 몽고어로 옮겨놓은 것이 '달라이'이다.
라마는 티베트어로 교사를 의미하는데 다시 말하면 인도말의 '구루(guru)'에 해당한다. 승왕(추우키·개루포)라고 하는 호칭은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불교의 최고 지도자인 것을 뜻한다. 또 중국인이나 몇몇 외국사람들은 '덕이 놓은 고승'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말을 영어로 직역하면 'Living Buddha(생불)' 또는 'God King'이라는 의미가 되어 옳은 칭호라고는 할 수 없다.
티베트의 사람들은 달라이 라마라고 부르지 않고 '이시·노루브' (사물이 뜻대로 됨 진주), '개루와·린포체'(프랑스 같은 보물자), '큰드운'(御前님), '첸레이시'(자비의 관음 보살 ), '캐프고·린포체'(구세주) 등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새로운 달라이 라마를 찾는 방법은 몇 개의 방법이 있는 데 이 모두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환생자를 찾는 방법은 달라이 라마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환생자를 찾을 때에도 적용된다. 다시말해 선대의 유언, 시체의 상태, 네충에 의한 신탁, 성스러운 호수 관찰 등이 있으며 더욱 중요한 것은 환생자의 후보가 선대의 유품을 식별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3. 성서러운 호수의 계시
1933년 제13대 달라이 라마가 타계하자 모든 국민은 하루빨리 새로운 환생자가 발견되기를 빌었다. 티베트인의 정신적 기둥이자 국가적 지도자인 13세의 죽음은 티베트인에 있어서 크나큰 슬픔이었다.
곧바로 티베트 정부에 의해 환생자를 찾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티베트불교의 이론에 따르면 환생자가 죽으면 49일 이내에 지상의 어딘가에 환생자로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3년 후에 다시 태어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티베트의회는 달라이 라마가 없는 기간동안 나라를 통치하기위해 섭정관을 임명했다. 이 섭정은 달라이 라마를 찾는 총 책임자이기도 하다. 간덴 주지 이시·완덴, 레팅 린포체, 프루초크·자무파·토우프텐 등 3명의 후보자 중에서 레팅·린포체가 섭정으로 선택되었다. 달라이라마 승왕 부재 시 그를 대신해서 일하는 사람을 개루츠프라고 부르고 이는 곧 섭정을 의미한다. 이 인물은 13세의 환생자를 찾고 그 환생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최고 책임자로서 나라를 다스린다. 레팅 섭정과 티베트 내각(카샥)을 비롯한 각 사원의 고승들은 13세의 환생자를 찾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티베트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화장,풍장, 수장, 토장을 주로 하지만 위대한 화신이 타계하는 경우 시체를 약초 등으로 처리하고 드운텐(미이라)으로 만들어 불탑(佛塔, 초르텐) 가운데 안치해서 일반인들이 참배하도록 하는 풍습이 있다. 포탈라 궁전 내(포탄·마루포)에 모셔져 있는 역대 달라이라마의 영묘도 그 일례이다.
13세가 타계한 뒤에도 티베트 불교전통에 따라 드운텐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에 착수했다. 그 때, 달라이라마 승왕 13세가 다음에 어디에 태어날 것인가를 보여주는 징후가 시체의 방향으로 나타났다.
13세의 육신은 불교전통의식에 따라 드운텐으로 만들기 전에 일반인들의 참배를 위해 우선 노불링카궁전(달라이라마 승왕의 여름 궁전)의 옥좌에 남향으로 안치되었다.(티베트불교에서는 시신은 남향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며칠 후 남향으로 안치되어있어야 할 얼굴이 동향으로 바뀌어져 있는 것이 두 번이나 목격되었다. 이 사실은 참배를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격했다. 이어서 육신이 안치되어 있는 북동쪽 기둥에 별의 형태를 한 큰 버섯이 갑자기 나타났다. 13세의 환생자가 포탈라 궁전의 동쪽에서 환생할 징조라는 소문이 라사시내에 퍼졌다.
1935년 레팅 섭정 일행은 우선 라사에서 약 145킬로 떨어져 있는 초코르걀이라고 하는 지역의 라모이·라초라고 하는 신성한 호수에 갔다. 라모이·라초 호수는 파루덴·하모(길상천 어머니)의 혼이 머무는 호수(Blatso)로 알려져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라모이·라초 호수의 수면을 응시하면 미래의 다양한 일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티베트에는 이러한 신성한 호수가 몇 개 있지만 그 중에서도 초코루·개루의 라모이·라초가 가장 유명하다.
그 광경은 때로는 글자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때로는 앞으로의 사건과 장소의 영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13세의 환생자를 찾을 때도 이 신성한 호수에 영상이 나타났다. 현재의 달라이라마 승왕과 대부분의 환생자가 라모이 라초 호수의 예언에 따라 발견되는 것은 여러 자전과 불전에 기록되어 있다.
탐색사절단의 레팅 섭정 일행은 신성한 호수에 가기 전에 초코루·개루 절에서 길상천 어머니에게 특별히 대공양을 올린 후 라모이·라초 호수의 물가에서 기도와 명상을 행하면서 몇 일을 보냈다.
그리고 어느 날 수면에서 5색의 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색이 나타난 후 아(Ah)·까 (Ka)·마 (Ma)라고 하는 티베트 낱말로 된 3문자가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이어서 중심이 터키석과 같은 파란 녹색의 기와와 금색 지붕으로 된 3층건물의 사원 영상을 보았다. 이러한 영상의 세부적인 것은 기록되어 극비로 되었다.
레팅 섭정은 신성한 호수에서 본 영상을 신탁에게 상세하게 설명했다. 티베트 정부의 네충 신탁, 가 톤 신탁, 사무이 절의 츠우마루포 신탁 등 3명의 신탁관은 카타(티베트에서 의례에 사용되는 흰 헝겊 )을 동방에 던지고는 전신 투지를 하고 14대 달라이라마가 환생하는 방향에 대해서 신탁의 답변을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 신탁도 같은 방향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4. 라모 돈둡 소년의 발견
당시 티베트의 교통 수단은 말, 로바, 중앙 아시아 산의 털이 긴 소(야크)에 의지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탐색사절단 일행이 라사에서 티베트 동쪽의 쿰붐사원에 도착할 때까지 4달 이상이 걸렸다.
쿰붐사원으로 향하던 중 케그드-에 다다라서 레팅 섭정은 판첸라마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고 축복을 받았다. 그리고 이 때 일행은 판첸라마로부터 절 부근에 있는 3명의 환생 후보자의 이름과 특징을 들었다.
그리고 쿰붐사원 주변의 풍경은 신성한 호수에서 본 것과 매우 비슷했기 때문에 이 부근이 찾고 있던 장소라는 확신을 가졌다. 당시, 국민당 정부는 그 일대를 중국인 마보청(馬步靑)이라는 사람에게 맡기고 있었다.
일행은 마보청에게 먼저 자신들은 새로운 달라이라마의 환생자를 찾기 위해 티베트 각 지역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자신들은 암도에 파견된 탐색사절단이라는 것을 말하고 원조와 협력을 부탁했다.
판첸라마가 말한 3명의 후보자 중에 현 달라이라마, 라모 돈둡 소년이 있었다.
고승 케우츠 린포체는 롯크파라고 하는 양털모피로 만든 누더기를 걸치고 하인의 모습으로, 수행원 로상 츠완은 통솔자의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 두명의 수행자로 꾸민 지방 수도원의 관리와 함께 그 집으로 갔다.
일행은 라모 소년의 모친에게 자기들은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하루밤 묵어가기를 원한다고 했다. 모친은 옷차림이 좋은 로상 츠완을 공손하게 응접실에 안내하고 수행원으로 변장한 초라한 모습의 케우츠 린포체를 하인들이 주로 지내는 부엌으로 안내했다. 이 때 세 살이 채 못된 라모 소년은 부엌에 와서 일행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케우츠 린포체가 양털모피로 된 외투를 입고 변장하였지만 그의 목에는 제13대 달라이라마의 염주를 걸고 있었다. 소년은 「마니, 마니」라고 하면서 염주를 달라고 졸라댔다. 케우츠 린포체는 라모소년에게 「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히면 그것을 주겠다」라고 말하자 라모 소년은 「세라의 아카(이 지역 사투리로 승려를 '아카'라고 한다 )」라고 대답했다.
케우츠 린포체가 다시 통솔자가 누구냐고 물었고 소년은 로상의 이름을 대었다. 소년은 또한 수행원의 진짜 이름이 암도카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케우츠 린포체는 기쁜 나머지 눈물을 지었고, 자기의 목에 걸고 있는 염주를 라모 소년의 목에 걸어주었다. 라모 소년은 기쁨으로 웃으면서 다시「마니, 마니」라고 외쳤다. 케우츠 린포체는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정도의 감격으로 라모 소년을 바라보았다.
다음 날 아침, 일행이 떠날 준비를 할 때 라모 소년도 함께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울었다. 케우츠 린포체는 라모 소년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5. 소년과의 재회 그리고 제14대 달라이라마로 즉위
케우츠 린포체는 티베트 불교의 달력을 참고해서 다시 찾아갈 날을 선택했다. 티베트에서는 무엇이든 불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풍습이 있기때문에 이러한 경우 대길일과 길일의 재를 우선한다.
케우츠 린포체 일행은 이른 아침에 길상천 어머니(파루덴·하모) 앞에 특별히 공양을 올리고 출발했다. 쿰붐 절에서는 아침의 근행(勤行)을 알리는 나팔이 울리고 있었다. 티베트에서는 우유나 요구르트, 물을 그릇 가득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길에서 만나는 것을 길조로 여긴다.
지름길을 통해 산에 오르자 바로 아래에 탁처 마을의 풍경이 보이고, 그 속에 라모 소년의 집도 있었다. 그 풍경을 본 순간 케우츠 린포체는, 신성한 호수에서 본 영상과 매우 비슷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번에는 케우츠 린포체는 자신의 승복을 입고, 수행원들도 각자의 지위에 맞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라모 소년의 모친은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버터 차를 대접했다. 그리고 케우츠 린포체는 「귀댁의 자제분에게 특별한 징조가 있는 같기에 몇 가지 질문을 해도 좋습니까」하고 물었다. 모친은 누군가의 환생자로 인정해서 온 것이겠지라고 생각하고「얼마든지 하세요」라고 대답했다.
티베트에는 라마의 환생자가 많았으며 라모돈둡의 큰형도 이미 그들 중 하나로 입증되었다. 또한 사절단이 라모돈둡의 집을 방문하기 얼마 전에 한 라마가 쿰붐 사원에서 타계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절단이 그의 환생자를 찾기 위해 왔다고 생각했지 달라이라마의 화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환생한 어린아이들은 전생의 사람과 사물을 기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몇몇 어린아이들은 전혀 배운 적이 없는 경전을 암송하기도 한다. 일행은 13대 달라이 라마의 유품을 테이블 위에 늘어 놓았다.
우선 매우 비슷하게 생긴 검은 염주 둘을 놓자 라모 소년은 13대 달라이 라마의 염주를 망설이지 않고 집었다. 그 후 13대의 황색 염주, 시종 등을 부를 때에 사용하는 북 등을 맞혔다. 가짜는 좀더 크고 많은 장식을 해서 아이의 마음을 끌도록 했지만 라모 소년은 연달아 진짜를 알아 맞혔다.
최종적으로 두 개의 지팡이를 보였다. 라모 소년은 처음에는 틀린 지팡이를 손에 잡고 지팡이를 짚고 걷는 흉내를 냈지만 잠깐동안 그 지팡이를 바라본 후 진짜를 손에 잡았다. 이것은 처음 잡은 지팡이도 13대 달라이 라마가 사용한 적이 있으며 라마크장 린포체에게 주었던 것이다.
일행은 결과에 매우 놀라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고 라모 소년이야말로 13대 달라이라마의 진정한 환생자라고 확신했다. 또한 라모 소년의 양친에게 소년이 태어나기 전후에 무엇인가 특별한 징후가 없는는지를 물었다.
라모 소년이 태어나기 전 탁처 마을에서 가축이 원인모르게 죽거나 흉작이 이어졌지만 이것은 무엇인가 위대한 환생자가 태어나는 징조가 틀림없다는 소문이 마을사람들 사이에 퍼졌다고 한다. 또한 라모 소년이 태어난 후 병석에 있던 소년의 아버지가 회복되었다고 한다.
케우츠 린포체는 13대 달라이라마가 중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달라이라마 카르마 롤파이 다르제 사원에 머물렀으며, 그 때 탁처 마을이 아름다운 장소라고 말한 것을 회상했다. 또한 달라이 라마가 그 사원에 그의 신발 한 켤레를 두고 갔던 일도 기억했다. 이와 같은 사실들에 의해 사절단은 화신을 찾아냈음을 확신했다.
그들은 전보로 라사에 모든 세부사항을 보고하였다. 당시 티베트에는 라사에서 인도까지 이르는 전신선이 하나밖에 없었으며, 그래서 그 전보를 신닝로부터 중국과 인도를 통해 암호로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리하여 똑같은 경로를 통해서 신성한 도시인 라사로 곧 소년을 데려오라는 명령이 전달되었다.
일행은 하루라도 빨리 14세가 라사로 출발하는 것을 바랬지만, 당시의 티베트 북동쪽은 중국의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에 중국인 통치자는 출발 전에 은화 10만냥을 요구했다가 그 뒤 다시 3십만냥을 요구했다. 일행에게는 그러게 많은 양의 돈이 없었기 때문에 티베트 정부에 긴급연락을 해서 금액을 준비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디에서 비밀이 흘러나갔는지는 모르지만 사태를 우연히 들은 사람들이 라모 소년을 한 번 보려고 찾아오기도 했기 때문에 일행의 초조함은 더욱 심해졌다. 이 이상 출발을 연기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일행은 부족한 돈은 라사에서 갚는 것으로 하고 일행 중 고관 한 사람이 인질로 남았다. 라모 소년과 일행은 암도를 출발해서 약 4개월 가량 걸어서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 도착했다.
불교 점성술에 기반하여 1940년 1월 14일 포탈라 궁전에서 즉위식이 거행되었다.
6. 달라이라마가 말하는 '달라이라마제도의 미래'
67세의 달라이라마 승왕은 현재 인도 북부의 다람살라에 거주하고 있다. 달라이라마의 환생자를 찾는 것에 대하여 승왕 스스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티베트불교 문화의 전통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와 고승의 환생자 찾기는 종교 행사이고 정치와는 무관하다. 특히 불교의 가르침을 믿지 않는 사람은 환생자를 찾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더군다나 의논할 권리도 없다. 환생자 찾기는 직원이나 위원을 선출하는 것과는 다르다. 고승의 화신은 모든 중생을 위해 태어나는 것으로 태어나는 장소, 부모와 가계 등이 중요하다. 이것은 티베트 불교문화의 특징이다. 만약 티베트 사람들이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가 필요하다면 나의 환생자는 중국 지배하의 티베트가 아닌 평화로운 나라에 태어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것은 환생하는 목적이 전대의 삶에서 시작은 했지만 아직 성취하지 못한 일을 하기 위한 것이다. 전생에서 시작한 일을 방해하거나 파괴하기 위해 다시 태어나는 환생자는 없다. 만약, 환생자가 전생의 일을 계속할 수 없는 나라에 태어나면, 환생자로서 다시 태어나는 의미가 없다. 다시 말해, 내가 환생할지의 여부는 티베트 국민에게 있다」
7. 달라이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
티베트 불교 문화의 한 특징인 환생제도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다. 특정한 아이를 환생자로 인정하는 제도는 티베트 불교권에서만 인정되어지는 것이고, 모든 의식과 법요는 티베트 불교 문화의 전통에 따라 행해지고 있다. 현재에 자기가 이렇게 존재하는 것은 전생의 행실의 결과(데이프)이고, 현생에서 선행(레이야크포)을 하면, 그 결과는 내생에 반드시 이어지진다는 인과응보(렌 데이)의 법칙을 티베트인은 믿고 있다.
인과응보는 업(카루마)의 결과이며, 일상생활의 모든 행위(몸-행동, 입-말, 뜻-의식의 행함)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인과관계를 가리킨다. 모든 중생은 각자의 행실에 의해 육도윤회의 세계에서 윤회하며, 태어나서는 죽고, 죽어서는 다시 태어난다. 선행을 하면 죄없이 소멸하며 최후에는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 열반의 경지(산기 고판)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들은 자기의 업에 의해 이 세상에 태어나지만, 환생자 (툴쿠,tulku)의 대부분은 남을 위해 자신의 의사로 태어난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 승왕과 판첸라마 등 대부분의 환생자는 중생을 구하기 위해 인간으로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진다. 특히 달라이 라마 승왕은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며 모든 부처님의 서원을 모아 티베트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설국」(만년설에 둘러싸인 티베트)에 다시 태어난 화신이라고 티베트인은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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