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 권태훈 선생님의 시해법(屍解法)
상당히 심플합니다.
1. 간시(干屍) : 연월일시 천간을 선천수로 바꾸어 9로 나눈 나머지 값으로 생기팔신 방위를 구합니다.(1감~9리)
선천수 - 갑기9, 을경8, 병신7, 정임6, 무계5
상 중 하 중 상 중 하 중
생기 천의 절체 유혼 화해 복덕 절명 귀혼
2. 절명 방위에 머리를 두고 누워 탄토법을 행하며 자신의 의식을 육신에서 분리시킵니다.
3. 지해(支解) : 입시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11시진중 연월일시 지지를 후천수로 바꾸어 9로 나눈 나머지 값으로 생기팔신 방위를 구합니다. (1감~9리)
후천수 - 자1, 사2, 인3, 유4, 진술5, 해6, 오7, 묘8, 신9, 축미10
상 중 하 중 상 중 하 중
생기 천의 절체 유혼 화해 복덕 절명 귀혼
4. 선천수로 간시한 방위와 동일한 방위에 후천수의 생기 방위가 오면 깨어납니다.
이렇게 시간에 따른 방위를 구하는 것을, 봉우 선생님은 간시와 지해를 주역64괘로 묶어 '단 8문'으로 줄였습니다.
9간7지 금화실중연
8간1지 산수몽
7간9지 택화혁
6간3지 천뢰무망괘
4간2지 풍지관
3간6지 뇌천대장
2간4지 지풍승
1간8지 수산건
위 8가지는 모두 절명 방위에 머리를 놓고 생기 방위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인연 있는 분들에게 전해지길 기원드립니다...
3. 시해법 -육체를 초월해 영혼의 세계를 왕래하는 선가의 비술
▣ 해제
시해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시', 다시 말해서 외형적으로 생명이 끊어진 육신인 '시'를 벗는다는 뜻인데, 죽음으로부터의 해탈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옛적부터 신선하면 시해를 연상할 정도로, 불사의 존재인 신선은 응당 죽음을 뿌리치고 벗어나는 영생의 도법을 구사하는데, 바로 그것이 시해법이라는 믿음이 있어 왔다. 그만큼 민간에서는 그 실체가 과장되고 신비화되어 온 감이 짙다.
세상 사람들은 이 법이 강태공 때부터 세상에 전해졌다고 말하지만, 그전부터 있었으나 공개되지 않았고, 태공이 비로소 문헌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황조 한배검 이래 백두산족 정신수련법이 발흥되기 시작하여, 인간 영생의 문호를 조식법으로 열어 보인 지 오랜 세월이 흐르며 많은 종류의 수련 방편들이 제시되었는데, 시해법 역시 이 가운데 하나이다. 그 근원은 한배검의 조식법, 즉 탄토일법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 시해법을 처음 문헌화시킨 강태공 이전에 이미 은상의 태사였던 문중이 이 법의 달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물론 이렇다 할 문헌도 보이지 않는다. 구전에 의하면 태공은 시해법을 전할 때 천팔십문으로 시작했다.
그 다음 이름을 알 수 없는 여러 사람들이 더하거나 빼서 육백사십문으로, 사백팔십문으로, 삼백팔십사문으로 점점 변화시켰고, 우리 나라 남방도맥의 거인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128문으로 축소시켰다. 다음으로 구봉 송익필 선생이 36문으로 더 축소시켰으며, 이것을 봉우 선생이 과감하게 단8문으로 축소시켰다. 또한 전통적으로 시해의 부수 조건이던 변신법, 구성패, 우보법, 구변법 및 보허문을 완전히 폐지하고 단순히 탄토일법, 곧 호흡법만으로 팔문에 응하게 했던 것이다.
이에 관한 봉우 선생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옛사람의 법도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죄가 되는 줄 잘 알고 있으나, 후학들의 고충을 생각해서 죄는 내가 짓고 편의는 후학들에게 주고져 함이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의 시해법에 대한 이해는 천팔십문이건 단팔문이건 똑같은 먹구름에 가려져 있으니, 알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시해법 하면 무슨 굉장한 비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신비화하는 선입견을 갖고 있어서, 이것을 고원난행지사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구성패를 던지고, 우보법을 구변하는 문호를 모두 답파하고 '보허사'를 모두 송독하더라도 조식법인 탄토일법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했다면 시해법은 실패로 돌아가고 마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옛사람들은 시해법을 경솔하게 배우려는 자들이 생길까봐 이 법의 진수에 도달하기 위한 많은 준비 계단을 마련하여 학인들에게 제시하였던 것이다. 연기서 구성패란 낙서에 응한 아홉 개의 별 이름을 적은 패인데, 그 이름들은 표1과 같다.
(표1 구성패의 별 이름들)
구성 일백 이흑 삼벽 사녹 오황 육백 칠적 팔백 구자
구궁 천봉 천예 천충 천보 천금 천심 천주 천임 천영
팔문 휴문 사 장 상 두 -- 개 경 생 경
여기서 팔문은, 구궁의 중궁에 무엇이 오느냐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팔문은 팔괘의 원리에 따라 그 기세의 왕성, 쇠약과 운행의 모습을 나타낸다. 팔문 중 생사 두 문은 기문의 근원으로서 운행의 주축을 이룬다. 두개 두 문은 그 기문이 출입하는 곳이며 휴상경경의 네 문은 기운의 왕성, 쇠약 정도가 변하는 과정이다.
이상의 모든 법들을 모두 알지 못하더라도, 고도의 호흡법 실력이 있는 사람이나 유단자라면 아무 걸림 없이 시해법에 능통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위의 복잡 다단한 방법들을 익히는데 드는 시간 노력이면, 차라리 호흡법의 유단자가 되는 쪽에 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시해법이 도달하고자 하는 최고 최대의 목표는 역시 금선탈갑하여 법신화형으로 영생을 얻는 것이다. 유한한 이 육체로는 신선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단 안광낙진(눈빛인 땅에 떨어짐, 곧 죽음)하면 세상 사람들 눈 앞에서는 사장상을 보이지만, 사실은 정신수련을 통해 연마한 또 하나의 영체인 법신으로서,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육신에서 해탈하여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현실을 벗어나 저 아득한 영원의 세계로 안주하는 것도 좋은 일이겠으나, 그것은 정신계 고단자들의 얘기고, 우리 같은 저급자들로서는 이 시대, 이 현실세계를 살면서, 살아있는 동안 무엇인가 '홍익인간'이라는 대승적 이념에 부합할 만한 일, 인류 복리에 보탬이 될 일들을 이 시해법이라는 정신수련법을 응용하여 이룩해 보자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과학시대에 각자의 분야에서 발휘하고 있는 연구력에 한계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이 법을 습득하여 활용하면, 똑같은 연구 시간과 노력을 들이더라도 그 성과를 몇 백 곱절, 몇 천 곱절 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불가사의하게도 성층권 밖에서 이 우주의 잠동군상을 살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신비의 그늘 속에 가려 비전되어 온 시해법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과학인의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획기적인 정신혁명의 원천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치, 외교, 군사, 발명에도 정당하게만 사용한다면 일생에 단 한번의 사용으로도 명불허전일 것이다.
시해법은 위와 같은 여러 가지 국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무엇에든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서는 영혼과 육신을 분리시키는 시해법의 여러 단계 및 방법, 영육을 분리하지 않고 염파만을 사용하는 시해법의 대표격인 구곡시, 구곡시의 수단 혹은 방법론인 '무이도가', 시해의 방법을 상술한 봉우 선생의 시해요결을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 시해법 장은 전체적으로 봉우 선생의 구술 및 '시해법약해' 등을 종합한 것이다. 기록의 의의를 살리기 위해 '해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봉우 선생의 직접 진술을 그대로 정리했다. 따라서 '해제' 이후의 '시해법의 단계별 분류', '구곡시', '시해요결' 에서의 화자, 즉 '나'는 봉우 선생을 가리킨다.
▣ 시해법의 단계별 분류
시해법의 급계를 외람되이 말할 수는 없으나,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몽유법
몽유법은 시해법의 초보적 단계로서, 자기 정신을 일단 육신에서 분리시켜, 마치 꿈속에서 시공을 초월하여 마음대로 노닐듯이 영혼의 상태로 돌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조식 30초 이상 되는 사람이면 일단 시해를 시도할 수 있으나 여러 가지 제약이 많고 특히 주위에서 약간만 소란해도 금방 깨어나므로 원만한 정신계로의 진입이 곤란하다. 조식 2분 이상인 자라야 시해법을 시도할 수 있다.
2. 치몽법
치몽법은 자신이 염두에 두고 있는 상대방의 꿈속에 영체가 되어 들어가 자기 의도대로 꿈을 꾸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낮과 밤에 관계없이 상대방 꿈에 나타날 수 있다. 도계 초단자 정도의 실력이면 시도할 수 있다.
3. 영자유동법
영자유동법에서의 '영자'란 정신수련을 통하여 다시 태어난 하나의 원신이다. 이것은, 기존의 육신처럼 때가 차면 사멸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공간에 머물 수 있는 법신인 것이다. 영자유동법은 이러한 원신으로서의 영자를 육체에서 탈갑시켜 자신과 똑같은 형태로서 돌아다니게 하는 방법이다. 일종의 분신법으로서, 이 단계에서는 하나의 분신만 만들어낼 수 있으며, 다닐 수 있는 구역도 제한되어 있어 완전히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는 못한다. 즉 자신보다 낮은 법력을 가진 손아래의 존재에게는 직접 몸을 보이며 접촉까지 할 수 있으나, 자기보다 위인 존재일 경우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도계 2~3단은 되어야 시도할 수 있다.
4. 은령법
은령법 역시 영자유동법과 같은 일종의 분신법이지만, 투명인간처럼 자신의 영자, 곧 원신체를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이 볼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다른 사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이 목표로 삼은 사람 바로 옆에서 얘기를 들려 줄 수도 있다. 분신이 하나만 가능하고, 다닐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어 있는 것은 영자유동법과 같다. 2~3단 이상의 수련자라야 시도가 가능하다.
5. 혼유법
혼유법은 혼이 돌아다니듯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방법인데, 다니는 구역도 은령법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역시 2~3단 이상이어야 시도가 가능하다.
6. 현령법
현령법은 영자를 둘 이상으로 분신할 수 있는 법으로서, 도계 5~6단 이상이라야 시도할 수 있다.
7. 섭백법
섭백이란 혼백을 끌어온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진 어떤 지역에서 갑이라는 사람을 섭백한다면 그곳에 갑의 육신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또 하나의 갑이 이곳에 나타나게 된다. 끌어온 또 하나의 갑은 정신이 멀쩡하게 박혀 있는 상태이나, 원래의 지역에 남아 있는 갑은 형체만 있는 죽은 자와 같다. "혼을 때리면 아무 자국이 안 남지만 백을 때리면 그대로 자국이 남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데려온 갑의 다리를 회초리로 때리면, 그 자국이 그대로 원래의 갑에게도 나타난다고 한다. 섭백법은 고도의 정신력을 필요로 하며, 아무렇게나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다. 도계 5~6단 이상인 사람이라야 시도가 가능하며, 이 법을 실행할 수 있는 실력자라면 세기의 위인, 대철학자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역사적으로 문태사, 강태공 등이 섭백을 행했다.
▣ 구곡시
위에서 소개한 것말고도 시해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관시, 구곡시, 오행시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정신수련을 통하여 일종의 염파만을 내보내는 것으로, 원신을 육체에서 분리시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내가 10대 청년이었을 때 서울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이문회'라는 모임이 있었는데, 주축은 정무정 선생을 비롯한 소론 팔재사들이었고, 최남선, 홍명희, 임규, 이광수, 한용운, 권덕규 등과 함께 나도 그 모임에 자주 출입하였다. 그런데 한동안 육당을 비롯한 여섯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그들은 다시 모임에 나타났는데, 전과는 달리 지력의 발전이 눈에 띌 정도였다. 나는 그 여섯 사람과 함께 점심 내기로 누가 한자를 가장 많이 쓸 수 있나를 시합하였는데, 그들은 모두 거리낌없이, 마치 옆에 자전을 갖다놓고 베껴 내듯이 죽죽 써 내려가는 것이었다. 그 중 임규 같은 이는 나중에 검토해 보니, 아예 자전과 처음부터 똑같이 써 내려간 것이었다. 사전을 투시해서 그대로 박아놓은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이런 얘기를 그대로 믿을 사람은 없거나 있어도 드물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나에게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육당 최남선은 어렸을 때 나의 선친께 한학을 배웠기 때문에 나와는 허물없이 친했으므로, 그에게 어찌된 일이냐고 영문을 물었다. 그러나 그는 싱글싱글 웃기만 할 뿐 좀처럼 대답해 주지 않았다. 나중에 나 혼자서 추리하여 찾아가 확인해 보니, 그들의 스승은 바로 설봉 지운영 선생이었다. 설봉 선생이 육당을 비롯한 여덟 명의 사랑에게 가르친 정신수련의 내용이 바로 '구곡시'가는 일종의 관법이었다. 관시라는 것도 볼 '관' 자를 벽에다 써 붙여 놓고 정좌하여 투시 수련을 하는 것인데, 이 구곡시도 송나라의 대현인 주자의 '무이구곡시'즉 '무이도가'를 방편으로 삼아 수련하는 것이다. '무이구곡'이란 그가 공부하며 학인들을 가르치던 무이산 계곡의 아홉 굽이를 말한다. 주자는 송나라 효종 순희 3년에서 10년까지 무이산에 있는 무이정사, 곧 자양서원에서 학문을 강의했다. 그는 배를 타고 노를 저어 아홉 계곡을 차례로 돌아보면서 그 정경을 열 수의 시에 담아 냈다. 그는 아홉 계곡의 풍광을 묘사하며 수도에서 득도에 이르는 과정을 구도자적 관점에서 표현하고 있다. 다음은 '구곡시'의 전문이다.
(서시)
무이산상유선령 무이산 위에는 선령이 있고
산하한류곡곡청 산 아래 흐르는 차가운 물은 굽이마다 맑구나.
욕식개중기절처 그 가운데 기이하게 끊어진 곳을 알고자 하거든
도가휴청양삼성 노젓는 노래 한가로이 두세 곡 들어 보소
하나(기일)
일곡계변상조선 일곡이라, 냇가의 낚시배에 오르니
만정봉영초청천 만정봉은 개인 내에 그림자를 드리웠네.
공교일단무소식 무지개다리 한번 끊어지니 소식이 없고
만학천암쇄모연 수많은 구렁과 바위들, 저무는 연기에 잠겼어라.
둘
이곡정정옥녀봉 이곡이라, 정정하다 옥녀봉이여
차화임수위수객 꽃 꽂고 물가에 있으니 누굴 위한 자태인가.
도인부복황대몽 도인은 두먼 다시 무너진 대를 꿈꾸지 않고
여인수산취기중 흥겨이 앞산에 드니 아지랭이 몇겹인고
셋
삼곡군간가학선 삼곡이라, 그대는 가학선을 보는데
부지정도기하년 알 수 없도다, 노질 멈춘지 그 몇 년인가.
상전해수금가허 뽕밭과 바닷물은 지금 저와 같으니
포매풍등감자연 물거품과 바람 앞의 등불이어라, 스스로 애처로움을 견디네.
넷
사곡동서우석암 사곡이라, 동서의 두 돌바위
암화화로벽( )삼 바위꽃은 이슬을 머금고, 푸르게 늘어졌구나.
금계규파무인견 금빛 닭 울음을 멈추고, 보는 사람 하나 없는데
월만공산수만담 달은 빈 산에 가득찼고 물은 계곡에 가득하네.(점역자 주: 괄호속 한자는 자전에서 찾을 수 없었음)
다섯
오곡산고운심처 오곡이라, 산 높고 구름 깊은 곳
장시연우음평림 오랜 이슬비에 펼쳐진 숲이 어둡더라.
임간유객무인치 숲 사이로 길손 있으나 아는 이 없으니
관내성중만고심 뱃노래 소리 가운데 만고심 일러라.
여섯
육곡창병요벽만 육곡이라, 푸르른 산은 푸른 물가를 두르고,
모자종일엄자관 띠집은 종일토록 사립문 가렸더라.
객내의도암화락 길손은 찾아와 노에 기대고 바위 꽃은 떨어지는데
원조불경춘의한 원숭이와 새는 놀라지 않고, 봄뜻은 한가롭네.
일곱
칠곡이선상벽탄 칠곡이라, 배를 옮겨다 푸른 물결 거슬러 오르니,
병선장갱회간 은병선장이 다시금 돌아보네.
각련작야봉두양 문득 지난 밤 봉우리 위로 내린 비를 슬퍼하니,
첨득비천기도한 물 불어난 폭포는 얼마나 찰
여덟
팔곡풍연세욕개 팔곡이라, 풍연의 기세 열리려 하고
고루암불수영회 고루암 아래 물은 굽이쳐 흐르네.
막언차처무가경 이곳에 가경이 없다 말지어다.
자자 유인불지래 여기부터는 노니는 사람이 올라오지 못하리라.
아홉
구곡장궁안활연 구곡이 다하려 하니 눈이 확 트여,
상마우로견평천 상마우로에 평천이 보이네.
어랑갱멱도원로 어랑은 다시금 도원으로 가는 길을 찾지만
제시인간별유천 여기 말고 세상 어디에 별천지가 있을까.
아무튼 설봉 지운영 선생은 당시 정신수련계의 도계 5단 정도는 됨직한 중진이었고, 그 형님 되는 지석영 선생도 3단의 계제는 족히 되었다. 지석영 선생은 그 당시 이미 5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어학에 밝았고 의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에 박학다식하였다. 시해법은 관법을 통한 투시처럼 앉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원신을 분리시켜 직접 가서 보는 것이므로 투시 내용이 아주 정확하다. 그것은 불변색으로 뇌리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이밖에도 여러 다른 시해법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대개 일종의 기억력 증진법, 혹은 연구력 증진법 또는 몽유법 차원의 방법들로서, 이것을 이용하여 소소한 술사로 출세하는 사람도 많다. 즉 법의 내용이 아니라 그것을 습득하는 사람들의 선입견에 따라 이 법을 별별 기괴한 곳에다 사용하는 인사들이 많은 것이다. "열국지"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월나라에 구수약이라는 약으로 비단을 세탁하여 돈벌이를 잘 하는 여자가 있었다. 다른 사람은 겨울에 물이 얼어 세탁을 못하는데, 그녀는 그 약을 써서 물이 얼지 않게 하여 혼자서만 돈을 벌었던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알고 그 약의 방문을 천금에 사서 오월전쟁에 사용하여 한 나라를 멸망시켰다. 똑같은 구수약이지만, 한 사람은 천금의 돈을 얻는 데 그쳤고, 한 사람은 일국을 토멸했던 것이다. 이 시해법도 비단 세탁하는 여자의 구수약으로 사용되는 불운이 아닌, 개국보족하고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 데 중용되어지기를 바란다. 여기서는 어려운 고법은 빼고, 내가 말하는 탄토법과 팔문법의 내용과 그 실습의 요결을 상세하게 서술하였다. 탄토법은 내가 연정 16법을 설명하면서 여러 차례 얘기한 바 있으나, 시해법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확실한 언급을 피해 왔었다. 권오훈이라는 사람이 과거에 써놓았던 '시해법요지'를 가지고 가서 잃어버린 이래, 다시 그것을 구하지 않았고, 그 책자가 있으나 없으나, 복잡한 군더더기를 빼고 직접 실습으로 들어가는 데에는 다음의 요결만으로도 충분하므로 평이한 구어체로 서술하여 후학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한다. 이 기록은 무슨 명예나 이욕 등과 한치도 관계가 없으니, 비록 무미할지라도 동고동학자들에게 유익함이 있다면 다행할 뿐이다.(주: 이상은 단기 4297년(1964년)갑진년 정월 14일에 기술한 내용이다.)
▣ 시해요결
시해의 요지는 곧 간시(주: 시해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와 지해(주: 시해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로서 입시는 천간에, 해시는 지지에 바탕을 둔다.
가령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에 시해하고자 한다면 사갑간이 선천수(표2 참조)로 4*9=36인데, 9로 나눈 후, 나머지 수 9로서 입중호생기(주: 중궁에 들어가 생기를 부름)하면 구거이궁(주: 9가 이궁에 거하게 됨)하니 건이 절명하게 된다. (표3의 팔상(주: 팔상이란 팔괘라고도 하는데 각괘의 운세의 형상을 말한다. 공전국 중궁 지반수를 기준으로 하여 둘레의 각 궁의 팔상을 결정한다.
생기는 살아나는 형상, 천의는 하늘이 돕는 형상, 절체는 반길반흉, 유혼은 변동 및 출입의 형상, 화해는 재앙, 복덕은 만사형통, 절명은 큰 재앙, 특히 귀혼은 은둔 및 침체의 형상이다.(조견표 참조)
이 시간에 건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무념무상 상태에서 탄토법을 행하면서 고요히 누워 있으면 된다. 즉 시해하려는 때의 년, 월, 일, 시의 사주 가운데 천간에 해당되는 것을 역수리에 입각하여 각종 통계표를 이용, 입시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2 천간 지지의 선천수)
◉ 천간
갑 을 병 정 무 --
기 경 신 임 계 --
◉ 지지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 선천수
9 8 7 6 5 4
◉ (표3 팔상, 조견표 생략)
팔괘 1상 2중 3하 4중 5상 6중 7하 8중
팔상 생기 천의 절체 유혼 화해 절명 귀혼
◉ 중궁체
1감 손 간 이 건 태 진 곤 감
2곤 간 손 건 이 진 태 감 곤
3진 이 건 손 간 곤 감 태 진
4손 감 곤 진 태 건 이 간 손
5중 감 곤 진 태 건 이 간 손
6건 태 진 곤 감 손 간 이 건
7태 건 이 간 손 감 곤 이 태
8간 곤 감 태 잔 이 건 손 간
9이 진 태 감 곤 간 손 건 이
다음으로 입시하여 육신과 분리된 영혼 내지 원신이 시해 상태를 벗어나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해시의 시각을 알아야 한다. 앞서 예를 든 시해 시각이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였는데, 즉 자시(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시해를 할 때는 지지 12시 가운데 입시 시각 자시를 뺀 나머지 11개 시간대에서 각각의 경우를 계산해 보면 된다.
즉 축시의 경우, 사주가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축시'가 되는데, 입시 때 머리 둘 방향을 찾을 때 십간의 선천수만을 합하여 계산하던 것과는 달리, 해시의 시간을 구할 때는 지해로서 십이지의 후천수(표4 참조)만을 합하여 계산한다.
축시는 지자 후천수가 1인데 년, 월, 일의 삼자이므로 3에다 축은 10이라 합쳐서 13이다. 이를 9로 나누면 나머지는 4이다. 표3에 따르면 머리를 둔 방향 건방에서 절명이었으므로, 지해 곧 시해를 풀려면, 이 건방에 일상의 생기를 불러와야 하는데, 어느 괘가 중궁에 들어와야 그 경우가 만족되는가를 찾으면 된다. 축시의 경우 중궁수가 4인데 4근 손궁에 있으므로 건괘는 생기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해시를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이치로 인시를 따져 보면 인이 후천수로 3이라 삼자와 합하여 6이니, 6은 건이라 나올 수 없고, 묘시는 후천수 을묘팔이라 삼자의 후천수 3과 합해 11이니, 9로 나누면 나머지는 2이다. 이곤이 중궁에 들어가니 역시 해시할 수 없다. 진시는 무진술 후천수가 5이니, 삼자삼과 합하여 8이다. 팔간 입중이니 역시 해시할 수 없다. 사시는 정사 후천수가 2인데, 삼자심과 합하여 5가 되니, 5는 중이라 무소속이므로 해시가 안 된다. 오시는 병오 후천수 7에 삼자삼을 더하여 10이니, 9로 나누면 1이 남는다. 일감 입중하니 또한 불가하다. 미시도 축시와 동일한 후천수를 가지므로 역시 해시할 수 없다. 신시는 경신 후천수가 9라 삼자삼과 합하여 12이니 9로 나눈 나머지가 3이다. 삼진 입중하니 해시할 수 없다. 유시는 신유 후천수가 4라 삼자삼수와 합하여 7이니, 칠태입중이라 태괘에서 일상 생기를 부르면 건괘에 부합하니, 자시에 건방에서 절명(입시)하여 다시 건방으로 생기(해시)를 얻으려면 결국 유시(오후 5시에서 오후 7시 사이)라야 해시가 가능하다는 해답이 나온다. 술시, 해시의 경우도 같은 이치로 해 보면 해시가 안된다.
◉ (표4 천간 지지의 후천수)
천간 임 정 갑 신 무 계 병 을 경 -- 기
지지 자 사 인 유 진술 해 오 인 신 축미 --
후천수 1 2 3 4 5 6 7 8 9 10 100
◉ (표5 팔괘 선천수 하도) 수 1 2 3 4 5 6 7 8 괘 건 태 리 진 손 감 간 곤
◉ (표6 팔괘 후천수) 수 1 2 3 4 5 6 7 8 9 괘 감 곤 진 손 중궁 / 토 건 태 간 리
◉ (낙서 구궁팔괘수) 4손 9리 2곤 3진 5중(10) 7태 8간 1감 6건
위와 같은 간시와 지해의 원리에 따라 아래와 같은 공식이 성립한다. 간시 지해 리(9) 입중 태(7) 입중 간(8) 입중 감(1) 입중 태(7) 입중 리(9) 입중 건(6) 입중 진(3) 입중 손(4) 입중 곤(2) 입중 진(3) 입중 건(6) 입중 곤(2) 입중 손(4) 입중 감(1) 입중 간(8) 입중
◉ 다음은 시해의 고법을 단순화시킨 나의 단팔문 요결을 살펴보자.
9간7지 금화실중연 8간1지 산수몽 7간9지 택화혁 6간3지 천뢰무망괘
4간2지 풍지관 3간6지 뇌천대장 2간4지 지풍승 1간8지 수산건
토목의 집 위에 더하고, 금화의 방 가운데 단련을 하면 성스러운 해와 달이 금정을 비추이고 만 가지 붉은 산빛이 영원토록 성스러운 공적을 드리우리라
다음은 시해를 위한 또 하나의 요결이다. 학인들은 의심하지 말고, 단지 조식 호흡 수련에 전력을 다하여 상당한 계제에 오른 뒤에 이 방법을 참고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림생략)
생각하건대, 시해의 요결은 선천수나 후천수에 있지 않고, 또한 하도나 낙서의 순차에 있지도 않으며, 구변, 우보, 보허, 투패 등에 있지도 않다. 고인은 말하기를, 만사가 갖추어졌는데 단지 동남풍만이 빠졌다고 하였는바, 시해법에서도 비록 모든 조건이 구비되었어도 조식법 하나가 결여되었다면 이는 허사로 돌아가는 것이다. 모름지기 배우는 사람은 전신을 함양하여야 한다. 곧 조식법을 통해 신체 장부의 막힌 기운을 토해 내고, 이 우주의 호연한 기운을 들이마시는 수련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노라면 결국 구천현녀와 태을선관도 늘 뜰 앞에 왕래하는 존재가 될 것이요, 몸을 버리고 영혼을 돌아다니게 함도 한 가지 기능에 지나지 않게 되며, 소멸되지 않는 법신(불궤법신)만이 영원히 공간 속에 머물게 될 것이다. 예부터 뜻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시해법을 시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뒤에 배우는 사람들은 마땅히 힘쓸지어다.(주: 이상은 단기 4297년(1964년)갑진년 상원일에 기술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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