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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풍수비사 멸만경(滅蠻經)에 대해서...

by 예경 2025. 1. 1.

 

풍수비사 멸만경(滅蠻經)에 대해서...

 

 

멸만경은 당현종이 타민족/오랑캐가 풍수를 잘못 운용하도록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풍수지리서라고 말합니다.

황명으로 일행(一行) 선사 또는 여재(呂才)에 의해 만들어진 멸만경은,

당나라의 유학생들이 배워서 본국으로 돌아가 퍼트려

작게는 명문가의 쇠퇴 크게는 국가의 멸망을 유도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진가에 대한 논란이 많고 확정된 내용이 없으며...

도리어 멸만경이 실존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또 현대 중국에서는 팔택풍수가 멸만경일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이 멸만경이 '어떤 풍수술일 것이다'라는 것도 다시 여러 설로 나뉘는데...

개인적으로는 2가지 설에 주목합니다.

 

1. 한 유파에서 다른 유파의 풍수술을 비판하기 위해

2. 풍수술을 전할 때 외인들이 제대로 쓰지 못하도록 진의를 알기 어렵게 하기 위해

 

1번은 어찌보면 당연한거고, 조선왕조실록에도 1번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참고로 당시 조선은 유교의 나라였다는 것을 염두하여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선조실록 129권, 선조 33년 9월 4일 갑진 4번째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na_13309004_004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129권, 선조 33년 9월 4일 갑진 4번째기사 1600년 명 만력(萬曆) 28년 전 행 부호군 정구의 대행 왕비 장지 선정 문제에 대한 상소

sillok.history.go.kr

 

전 행 부호군(行副護軍) 정구(鄭逑)가 상소하기를,
(중략)
신이 일찍이 지리가(地理家)에게 들으니, 그들의 설에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빈주(賓主)가 서로 공읍(拱揖)하는 형세인가를 보고 구작(龜雀)과 용호(龍虎)의 형세인가를 보며 이합취산(離合聚散)의 형태인가를 살피고 원만하게 모아져 물샐틈 없이 치밀하게 막혔는가를 보는 것 등은 산가(山家)177) 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며, 팔괘(八卦)와 간지(干支)의 수리(數理)를 써서 이리저리 참작하는 묘리를 붙이고 방위와 향배(向背)의 이름을 설정하여 순역(順逆)과 길흉(吉凶)의 상(象)을 붙이는 것은 산가들이 참고로 삼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산이 높고 낮은 것으로 화복을 논하고 물이 가고 오는 것으로 이해를 말하여 생극 쇠왕(生克衰旺)에 대한 설이 시대가 내려올수록 불어나 갈래와 주각(注脚)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사람들로 하여금 따를 바를 모르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올바르지 않은 책에서 나온 것으로 세상을 속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 바, 실로 산가들이 취하는 바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호순신이나 오행서(五行書) 등을 일러 ‘멸만경(滅蠻經)’이라고 하니, 이로 인해서 만이족(蠻夷族)에게 멸망의 화가 있었다고 해서 이르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자우의 설 또한 만이족을 멸망시킨 찌꺼기로 산가들이 배척하는 바의 것이 아니겠습니까.
(중략)
전하께서는 신의 말을 받아들이시어, 이것이 신의 어리석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실로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의 정론에서 나온 것이며, 산가(山家)의 좌향(坐向)이나 형세에 관한 설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바르지 못한 설은 믿을 것이 못된다고 여기셔서 신의 소를 대신들에게 내려 의결하게 하소서. 또 산경(山經)들 중에서 호순신은 멸만경(滅蠻經)으로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는 말과 수파(水破)로는 성패를 증험할 수 없다는 실상을 모두 뽑아서 자세히 기록해 아뢰게 하소서. 그렇게 하시면 신의 말이 전하를 속이는 것이 아님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2번은 수많은 중국도교의 술법고서, 역술서적들을 보면 2번에 해당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발견됩니다.

일부러 오탈자를 비롯하여 여러번 꼬아서 설명한다던가 심지어 정말 기초적인 부분에서 오해를 줘서

아에 틀리게 만드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저는 현대 한국에 출판된 역술, 풍수 서적에서도 그 흔적들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과거 제가 카페를 통해 소개한 것중에서 2번에 해당하는 것이 직성행년편람의 '여성의 직성법'입니다...

https://cafe.daum.net/yeseowon/UvCx/90?svc=cafeapi

 

직성행년편람(直星行年便覽) 유감...

직성행년편람((直星行年便覽)) 유감...옛날 민간에서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직성행년편람이라는 조선시대 신수풀이 고서가 있습니다.이 직성행년편람은 다른 한국의 고유 역학고서들과 달리 이

cafe.daum.net

 

그러면 이 멸만경이 정확도가 얼마나 된다고 말할까요?

진실7, 거짓3 또는 진실3, 거짓7의 비중으로 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진실7 거짓3이 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풍수를 비롯하여 사주 등의 역학자 분들의 정확도가 얼마나 된다고 말하나요?

이 부분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멸만경에 대해 찾아보면 참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특히 1번에 해당하는 자신의 풍수술만이 진실이고 나머지는 다 거짓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일단 거르는게 제일 좋습니다.

 

왜냐하면 진리는 단 1개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밖에 안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좀 더 풀어 설명드리면, 도교와 불교만 하더라도 단 하나의 진리가 아닌, 팔만사천가지의 법문이 있다고 말하는데

역술, 풍수는 도교적 문화와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팔만사천가지 방편이 아닌

오직 하나의 진리를 주장한다면 그건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멸만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입장이며 진가의 구분은...

어떠한 술법이나 역학이든, 실제로 운용해보고 효과를 보았냐 못보았냐로 판단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이 글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원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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