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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칼럼

오안부동(五眼不動)

by 예경 2016. 12. 22.

 

 

 

오안부동(五眼不動)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사 또는 황룡과 관련된 부동명왕을 가리키며....
오색부동(五色不動) 또는 오부동(五不動)이라고도 합니다.

 

★ 현재위치

● 원래위치


목흑부동(目黑不動) : 도쿄도 메구로구 시모 롱천사(瀧泉寺)
목백부동(目白不動) : 분쿄구 세키구치에도가와 공원 부근 장곡사(長谷寺) -> 도쿄도 토시마구 타카다의 금승원(金勝院)
목적부동(目赤不動) : 도쿄도 분쿄구 혼코마고메 남곡사(南谷寺)
목청부동(目靑不動) : 아자부 다니마치 권행사(勧行寺) -> 도쿄도 세타가야구 타이시도우 교학원(教学院)
목황부동(目黃不動) : 도쿄도 타이도구 미노 영구사(永久寺), 도쿄도 에도가와구 히라이 최승사(最勝寺)

 

(여기서 목백부동은 1945년 공습으로 전소되었습니다.)


일본의 전설에는 에도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자인 도쿠가와 이에미스가 텐카이(天海) 승정의 진언을 받아 에도의 수호결계와 천하태평을 기원하기 위해 수도인 에도성을 중심으로 다섯 방위에 절을 만들어 부동명왕을 안치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텐카이 승정은 이에야스와 함께 에도시대를 연 주역이며, 교토처럼 지리적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고 당시 황무지와 다름 없었던 에도성을 국가의 수도로서의 기능할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 입니다. 그가 에도성을 중심으로 법술 시스템을 구축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토목공사와 병행하여 성의 개축을 진행하여 주변의 에너지들을 에도성에 집중되도록 조율하는 법술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2. 에도성에 시계방향의 소용돌이 해자를 만들어 집중된 에너지를 성아래로 골고루 퍼지도록 법술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3. 에도성을 중심으로 사신상응(四神相應)을 통한 결계를 펼쳤습니다.
4. 북쪽을 수호하는 우에노의 간에이사(寛永寺), 귀문을 수호하는 칸다묘진(神田明神), 남쪽을 수호하는 조죠지(増上寺),

   표귀문을 수호하는 히에신사(日枝神社)를 건립하였습니다. 특히 남쪽의 조죠지에서 귀문의 북동쪽을 향해 직선으로 절이나

   신사를 죽 늘어 건립하여 흉한 귀문의 방향을 절이나 신사로 봉인하고 정화시켰습니다.

5. 도쿠가와 천황의 가문평안과 자손번영을 위해 곤방위에 황금구슬을 가득 땅에 묻었습니다.
6. 도쿠가와 천황의 번영을 위한 주춧돌을 세웠습니다.

7. 다이라노 마사카도의 지진신앙(地鎮信仰)을 도입하여 신사와 성문 그리고 도로를 만들었습니다.(아래의 사진참조)

 

 

 

 

 

이렇게 상당히 광범위하고 거대한 법술 시스템을 통해 에도시대의 번영이 시작된 것입니다.

 


1741년 에도시대에 기술된 하산잡담(夏山雑談)에 의하면, 텐카이 승정이 에도성을 중심으로 사방에 적흑청백의 눈을 가진 부동명왕을 안치시켰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아사쿠사 승장원(勝蔵院)에 황색 눈을 가진 부동명왕에 대한 소문도 언급이 되어 있지만 지금은 유실된 명력부동(明暦不動)을 의미합니다. 또한 1808년에 기술된 류준46편(柳樽四十六篇)에 부동명왕의 눈은 5가지의 색중 2가지 색이 빠져있다라는 시가 전해지는 이유로 인하여 에도시대에 황색의 눈을 가진 부동명왕에 대한 주장의 뒷바침을 할 수 없다고 하며 실제 역사학적으로는 오안부동과 텐카이승정과의 관계에 대한 주장을 뒷바침할 내용이 없으며 사실과 다른 부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역사학자들은 목흑부동, 목백부동, 목적부동은 에도시대 이전부터 존재하였다고 말하고....
에도시대에는 흑백적의 눈을 가진 부동밖에 없었고, 서로 관계성도 입증이 안되며,

청황의 눈을 가진 부동은 메이지 이후에 생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역사자료를 토대로 보면....
목흑부동은 이에미스의 매 사냥과 관련되어 숭배되었고,
목백부동은 이에미스가 목흑부동을 본따서 목백부동이라고 붙였다고 전해지며,
목적부동은 동판(動坂)지역에 모셔진 이가국의 붉은 눈에서 유래된 적목부동을 이에미스의 명으로 분쿄구 혼코마고메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현재로서는 오안부동명왕과 텐카이 승정과의 관계성을 명확하게 제시할만한 자료가 전해지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도쿠가와 이에미스와 흑백적의 부동명왕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의미심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천황이지만 이에미스 혼자만의 판단만으로 목적부동을 남쪽으로 옮겼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히데타다, 이에미스와 텐카이 승정과의 관계성은 상당히 긴밀하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글이 많이 길어지기에 도쿠가와 가문과 텐카이 승정과의 관계는 생략합니다.

 

제 견해로는 최소한 흑백적의 부동명왕은 텐카이 승정의 입김에 의해 배치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아마도 에도성을 중심으로 한 사신상응을 좀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전국의 부동명왕상을 찾아 각 방위에 해당하는 절에 배치했을 것입니다. 단순하게 막 만든 부동명왕상이 아니라 수행자의 공(功)이 깃든 각 색깔의 눈을 가진 부동명왕 상을 찾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으리라 예측합니다.


일본 전설에서는 메이지 시대에 목백부동이 다른 절로 옮겨가면서 사신상응이 깨지고 본래 결계역할을 잃었다고 얘기를 하지만, 만약 텐카이승정이 목백부동을 결계로서 사용하였다면,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에도말기 때 이미 결계로서의 역할을 거의 잃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몇백년간 작동하는 법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힘든 작업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러한 것들을 보면 저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몇시간동안 부동명왕 한분에 대한 이야기만을 쓰고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써지니 제 자신도 참 신기하지만....

그런데 다 쓰고 보니 오안부동보다는 에도시대 특집 같네요.


 

이번 글은 여기에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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