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경전들과 국내에 전해지는 천지팔양경의 맨 앞에는 "이와 같이 들었다."로 시작이 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전해지는 팔양경의 일부 전승에는 위의 시작어구와는 전혀 다른 문장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나는 알았다."
무엇을 알았다는 것일까요?
바로 오리지널 불교경전인 진본 불설팔양신주경(서진 월지국삼장 축법호 한역)에 대한 한가지 쓰임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도교든 불교든 특정 성취를 한 수행자들을 중심으로 하늘로부터 경전이 내려오는 현상이 많았습니다.
불설팔양신주경과 인연이 있던 중국의 유가행파 계열의 불교수행자가 수행을 하다가...
이 경문을 하늘에서부터 내려받아 그렇게 알게된 부분을 글로서 포현한 것이 천지팔양경이라고 개인적으로 보며,
'들었다'라는 표현보다는 '알았다'라고 표기한 것이 최초의 원본일 것이라고 보지만, 사실 들었다라고 표현해도 문제가 없고
대부분의 불교경전과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어 '알았다'가 '들었다'로 바뀌어 전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인도에서 만들어진 경전이 아니기에 전형적인 위경에 속하지만, 진본 불설팔양신주경의 힘이 깃들어 있는 위경입니다.
그래서 '불설팔양신주경을 베이스로 음양의 이치를 분명하게 분별할줄 알게하는 경문'이라는 의미로 천지팔양경이라 하였고,
중국에서는 진본과 함께 독송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위경의 탄생은 당시 시대적 상황, 종파적 상황과도 상당히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고유의 역할과 목적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경전을 중심으로 당시 중국의 시대적 상황을 어림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1. 도교와 무속이 민간에 상당히 깊숙하게 퍼져 있었으며, 불교가 흥성할 때입니다.
2. 백성들을 미혹시키는 삿된 도사, 무격들이 민간에 많이 퍼져있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3. 다양한 행사를 할 때에 택일법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4. 특히 건제12신장 택일법이 널리 퍼져 행해지고 있었으며, 그 폐해도 존재하였습니다.
5. 기타 등등
이제 문옥당님이 공개하신 팔양경 번역본을 정독하여 읽어보십시요...
민간에서 삿된 만행을 하는 도사, 무격들을 혐오까진 아니지만 배척하는 내용이 있으며
다양한 행사 때는 이 경전을 독송하면 만사OK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택일과 주술적 의식은 무조건 기본이라고 인식하던 중국의 백성들에게는
이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보다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평생 아이폰만 쓰던 사람에게 갤럭시노트7 써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하나의 위경이자 도불습합의 의식용 경전인 불설천지팔양진택신주경이 탄생합니다.
대략 이런 스토리로 진행되는 것이 바로 제가 바라보는 천지팔양신주경입니다. ^^
또 저는 이와 관련된 진택비법도 함께 전승하고 있는데,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한 추석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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