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를 무사히 넘기게 해준 지장보살 나물 (지장나물, 지장가리, 풀솜대)
옛날에는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나고 햇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춘궁기(春窮期)
즉 통칭 보릿고개(보리고개, 음력3~4월, 양력5~6월)가 있었습니다.
저도 현대인이라 보릿고개의 고통을 이야기나 자료로 접하였지만, 먹을게 없어 기아로 굶어죽는 백성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때는 지옥... 특히 아귀지옥과도 같이 끊임없이 기아로 굶주림을 겪는 기간이었는데,
절간에서 풀솜대를 넣고 죽을 쑤어 백성들의 주린 배를 채우게 해 생명을 구했다고 하여
지장보살님께서 '아귀지옥 같은 굶주림이 있는 보릿고개에서 중생들을 구제했다'라는
사람들은 풀솜대를 '지장보살 나물, 지장나물, 지장가리, 지장보살'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외에도 '솜대, 솜죽대, 녹약, 이팝나물, 감죽, 담죽'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요...
얼마나 크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물을 먹었으면 불보살님의 이름을 붙여 불렀을까요?
풀솜대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약간 깊은 산속 나무 군락지의
나무그늘에 모여 자생하는 습성이 있고, 한방에서는 풀솜대의 뿌리를 녹약이라고 하여 약으로 사용합니다.
풀솜대 말고도 현대에 와서 고기집에서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고 하여 핫하게 뜨고 있는 명이나물도
춘궁기(보릿고개)에 사람들의 목숨(命)을 이어준다라고 하여 '명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눈개승마, 취나물 등 다양한 산나물들이 지옥같은 보릿고개를 넘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고요...
그리고 아귀지옥하니 아귀찜(아구찜)이 생각나네요...
아귀찜은 1960년대 마산 오동동에서 장어국을 팔던 혹부리 할머니가 어부들이 가져온 아귀를 된장과 고추장, 마늘, 파 등을
섞어 쪘다고 해 유래됐다고 하는데 그건 '찜'의 시작에 대한 부분이고,
그 이전인 조선후기 정조 때 문인인 이학규가 영남지방을 여행하며 현지음식을 소개한 기록에서도 등장했지만,
구차한 음식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취급이 좋지 않았고 아귀를 낚아도 바다로 버리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근대의 625전쟁 때 피란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해주면서 제대로 된 생선으로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고요...
심지어 아귀의 간을 세계3대 진미중 하나인 푸아그라와 비견된다라고 하며 '바다의 푸아그라'라고 표현까지하니 대단하지 않나요?
국토의 80% 이상이 파괴된 625전쟁으로 인해 생선 아귀에 대한 대접이 확 바뀌었으니...
아귀가 지옥에서 구원을 받은 것처럼 표현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힘든시기가 모두 사라진 현대에 태어나 전쟁도 없고 보릿고개가 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게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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