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조상제사의 시초에 대해 주제(周祭)를 언급하며 은나라의 상왕 조갑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지만, 반은 틀립니다.
조갑은 22대 상왕(은나라 왕) 무정(武丁)의 셋째 아들로 24대 상왕인 조경(祖庚)의 아우이면서...
이후 25대 상왕이 되신 분으로 이름은 재(载)이며, 주제(周祭)를 편찬하신 분입니다.
서경에 조갑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22대 상왕 무정은 조경을 폐위하고 조갑을 왕으로 세우려고 했으나, 조갑은 이것이 의롭지 않다고 하여 민간으로 도망쳐 서민이 되었습니다.
이후 무정의 임종 후, 형인 조경이 즉위하여 나라를 다스리다 7년째에 질병으로 죽음을 맞이하였는데, 임종하기 전에 조갑을 왕으로 추대하여 뒤를 잇게 하였다고 하며 총 33년간 재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무정~조갑에 이르기까지 상나라(은나라)는 태평성대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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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라에는 조갑이 상왕으로 즉위하기 이전부터 돌아가신 선조의 은혜를 갚고 보호를 받기 위해 조상제사가 성행하였는데,
제사의 대상과 절차 등이 사람들마다 각양각색으로 매우 번잡하여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가 당시의 조상제사나 영적인 일은 대부분 무인(巫人)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25대 상왕으로 즉위한 조갑이 조상제사의 대상과 절차를 획일적으로 정형화시킨 것이 바로 주제(周祭)입니다.
참고적으로 절차는 빼놓고 주제의 역대 선공상왕들의 조상제사 순서를 살짝 소개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매년의 첫 갑일(甲日)~계일(癸日)까지 총 10일간 선공(先公)께 제사를 드리고, 두 번째부터 아홉 번재까지의 갑일~계일까지는 역대상왕과 왕비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첫 갑일에는 선공9대 상갑(上甲)께 제사, 을일에는 선공11대 보을(报乙)께 제사, 병일에는 선공12대 보병(报丙)께 제사, 쭉 이어서 계일에는 선공 14대 시계(示癸)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을일에는 상왕 1대 천을(天乙, 탕왕)께 제사, 정일에는 태정(太丁)께 제사를 드렸으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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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나라에는 왕들의 이름에 십천간을 사용하였는데 이를 위와 같이 연결시켰으며, 갑~계일을 총 아홉 순회를 하는 동안...
선공 9대 상갑에서부터 조갑의 형인 24대 상왕 조경까지 주제에 맞춰 조상제사를 올렸습니다.
이 주제의 가장 큰 특징은...
당시 번잡한 조상제사의 계통을 세밀하고 엄숙하며 조용한 규범으로 정리하여 정형화시켰다는데에 있습니다.
이러한 규범 자체가 이후 공자의 유교사상과 궁합이 매우 잘 맞았기에 이를 수용하여...
유교의 효 사상과 한쌍인 조상의례에 흡수시켰으며, 그 정신이 3천년이 더 지난 지금현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유교의 조상의례는 주제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스토리로 인해 유교의 효 사상을 중심으로 조상의례를 소개하면서...
엄숙하고 조용한 규범을 가진 의례를 처음으로 정형화시킨 시초가 조갑이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글을 다 쓰다보니 흥미있는 역사이야기가 된거 같네요. ^^;
즐거운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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