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라가 시끄러운건 다들 아실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시민참여를 하는 분도 있고 하지 않는 분도 계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건 각자의 자유선택이라고 보기에 참여자는 옳고 비참여자는 잘못된 것이라고 보지 않고,
참여와 비참여 모두 있어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100% 참여만 있게되면 국가운영에 지장이 되고, 100% 비참여만 있게되면 국가는 거꾸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참여와 비참여는 상호유기적관계이며 국민 각자의 선택권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자칭 도인(道人)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중 상당수가 이구동성으로
'도인은 정치와 관련된건 무조건 참여/언급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하며,
이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도우(道友)를 비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유의지라는 선택권을 단지 도인이라는 이유 한가지로 무조건 강제하는건 옳은 것일까요?
무슨 이유로 이분들은 고정관념처럼 무조건 참여하지 않는게 옳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이에 대해 언급해보겠습니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유교수행자인 선비와 도교수행자인 도인 그리고 불교수행자인 승려가 있었습니다.
이들중에는 자신의 운기를 비롯하여 사건의 운기, 더 나아가 나라의 운기를 파악할 수 있는 고명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운기의 흐름에 맞춰 동정유무(動靜有無)를 결정하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였으니...
선비는 정치를 도인과 승려는 백성을 보듬으며, 암묵적인 역할분담을 통해 나라의 대소사를 이끌었고...
선비가 놓칠 수 있는 백성을 도인과 승려가 바로잡고, 도인과 승려가 놓칠 수 있는 정치를 선비가 바로잡았습니다.
즉 선비는 정치를 통해 천심(天心)을 따르고, 도인과 승려는 백성을 통해 민심(民心)을 바로잡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호유기적관계 시스템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가 생기게 되었으니...
유교수행자들인 선비들이 점차적으로 몰락하여 정치를 담당했던 부분에 상당한 공백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후기에 종묘사직(宗廟社稷)이 위태롭게 되었고 암흑의 일제강점기가 시작됩니다.
깨어있는 도인과 승려는 선비의 공백을 뒤늦게 알아차렸지만 이미 그때는 국운이 기울었고,
국가운영과 처세술 등이 매우 중요한 정치에 나설 그릇이 되지 않았기에...
선비의 공백을 매우지 못하고 민심 보듬기에 전념하다가 선비와 같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최종적으로 이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자신과 가문만을 책임지며 조용하게 살던 분들만이 남았습니다.
이분들은 단지 자신의 그릇이 정치와 민심을 바로잡기엔 부족함을 명확하게 알았기에...
오버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이 허락하는만큼 자신의 영역을 최선을 다해 지켰습니다.
이후 묵묵히 자신의 영역을 지키던 분들에게 배운 제자들이 생기게 되었는데,
스승의 뜻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일부 제자들이 겉으로 들어난 스승의 행동과 일의 결과만을 보고 판단하여
'도인은 정치와 관련된건 무조건 참여하지 않는다'라는 것으로 착각하여 지금현재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정치와 관련된건 무조건 참여하면 안된다 vs 자신의 역량만큼 최선을 다한다
그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참고로 자신의 역량만큼 최선을 다한다라는 말에는...
자신의 현재상황을 보아 어떤 행동의 유무를 자주적으로 선택할 권리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도인은 정치와 관련된건 무조건 참여하지 않는다'라는건 잘못 전해진 얘기라는 것입니다.
솔직히 국가의 법을 냉철하고 엄격하게 집행해야 하는 판사라면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보는데...
그런 역할을 하는 분들도 아닌 분들이 고정관념처럼 '무조건 안된다!'라고 하는건 수행적으로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왜냐하면 수행을 해나가다보면 여러 고정관념을 깨뜨려야 하는데, 굳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것을 고정관념으로 만들어
그걸 또 깨뜨리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수행에 방해가 됩니다.
늘 자신의 상황을 보고 행동유무를 선택하는 권리를 당연하게 생각하십시요.
선택이 아닌 강요는 일단 냉철하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결정하십시요.
행복한 일요일되세요. ^^
p.s 요즘의 시민참여는 과거와 비교하여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그와 관련된 글은 반응을 봐서 소개 할지말지 결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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