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칼럼

대가(代價)

by 예경 2020. 7. 9.

대가(代價)

 

현실에서 물건을 구입한다던가, 병원을 간다던가, 컨설팅을 받는다던가 하면 그에 대한 대가(代價)로 돈을 지불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은 세상과 관련된 일을 한 것에 대해서도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합니다.


하지만, 전해져 내려오는 몇몇 얘기들로 인하여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도(道)가 높은 고승이나 수행자가 지나가다 불쌍한 사람을 보고 무상으로 도움을 주고 간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정말 좋은 내용이지만, 해석하기에 따라서 원래의 의미를 변질시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수행자는 무상으로 자신이 배운 것을 전해주는 것이 당연하고,
문제해결 또한 무상으로 해주지 않으면 올바른 수행자가 아니다
라고 변질시켜 받아들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정말로 그렇게 받아들이고 믿는 사람들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것은 그 뒷이야기는 신경 쓰지 않고 무상으로 도움을 주고 갔다라고 하는 내용만을 중요하게 본 것 뿐입니다.

 

뒷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그렇게 수행자가 무상으로 도움을 주고 그날 밤 꿈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낳은 자식이 죽는 악몽을 꾸었는데,
그 악몽이 바로 무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인하여 수행자가 치룬 대가였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수행자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수행자에게 아무런 대가를 주지 않았고, 수행자도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좋은 일을 한건데 수행자는 그날 악몽을 꿈으로써 대가를 치루게 됩니다.


악몽을 꾸어 대가로 치루었다.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수행자는 정말 도가 높은 수행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한명의 사람을 구원해주고 그 대가로서 악몽을 잠깐 꾸는건 정말 누가봐도 가벼운 대가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정도의 도움을 주고 단지 저런 대가를 치루기란 정말 도가 높지 않다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마도 도가 이야기속의 수행자보다 덜 높으신 분이었다면, 이보다 더 큰 대가를 치루셨을 것입니다.
이야기 속에서의 수행자는 도가 너무나도 높기에 정말 가볍게 대가를 치루신 것일 뿐입니다.
그 수행자는 아마도 역대 수행자 그룹 중에서 상위 1%에 해당하는 수행자였을 것입니다.


만약, 그 대가가 팔 하나가 짤리는 수준의 대가를 치뤄야 했다면? 무상으로 도움을 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만약, 관청에 끌려가서 옥에 갖히고 온갖 수모와 곤장을 맞는 대가를 치뤄야 했다면? 무상으로 도움을 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즉, 그 수행자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의 대가였기에 무상으로 도움을 준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무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대가였다면....
많은 이야기에서 내려오듯 배가 고프니 밥 한끼를 달라 등의 이야기가 추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역시 이 또한 역대 수행자 그룹 중에서 최소 상위권에 드는 수행자 분들이나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분들이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지만 사족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대가는 법술의 작용에 따른 반작용을 최소화 시키는 쿠션장치입니다.

 

대가는 너무 많이 받아서도 안되고, 덜 받아서도 안됩니다.
법술에 해당하는 만큼의 대가를 받아야 그에 대한 반작용이 없습니다.

 

도움 받은 분들은 모두 문제가 해결되어 잘되셨지만 저는....

무상으로 도움을 주고, 멀쩡하던 몸이 갑자기 안좋아져 몇날 몇일을 침대에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무상으로 도움을 주고, 백여만원의 돈이 황당한 이유로 한순간에 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무상으로 도움을 주고, 몸을 다치기도 했습니다.

무상으로 도움을 주고,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은 일로 바뀐적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보이지 않는 세상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수없이 겪은 진실중 하나입니다.

 

세상은 이렇게 작용과 반작용의 연속성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대가"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댓글